2015고경합격 [475423] · MS 2013 · 쪽지

2014-11-14 23: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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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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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2땐 모의고사때마다 너무긴장해서 오줌까지 지릴정도였던 쫄보 찌질이가
수능날은 웬일로 컨디션도좋고 떨지도않았고 자리도 명당이었다 심지어 최근엔 길몽만 3일째 연달아꿨다
그꿈들중에 숫자33을 본적이있는데 정말로 수학주관식에 33이나왔길래 오늘은 웬일로 잘풀리는날이네 싶었다
시험이끝나면 엄청힘들줄알았는데 막상시험날은 무덤덤했다 울보인내가 울지도않았다
아마 큰실수만없다면 평소처럼만봤다면 논술3군데모두 최저를맞췄을거 같다고 생각했다
영어랑 수학은 기억에 의존해서 대략채점한결과 100 96인것같았다
친구들에게는 아마 최저 맞췄을거같다고 얘기했다
그래도 혹시몰라..어쩐지 수능날 너무 운수가 좋던데 불안한마음에 채점을 미루고미루다가
수능다음날인 오늘저녁 부모님께 정확한 가채점표채점을 맡긴뒤 내방문을 잠그고는 어제듣던노래를 일부러 크게틀었다

'나는 왜이길에서있나..이게정말 나의길인가~ 이길의끝에선 내꿈은이뤄질까...♬'

두려웠다..
벌써30분째 밖에선 소식이없고..역시내불안한예감이 빗나가지않았구나..
수험생활 내내 곁에서 서로의지하던 친구에게 전활걸어 펑펑울었다
난이미틀렸다고..그동안 우리가 절실히 공부했던 수많은날들이 모두헛된것만같다고..
노력한사람이 보상받지 않는시험은 시험이 아니지않느냐고..이럴줄알았으면 애초에 이길을 가지도않았으리라고...
그렇게 한참을 이불뒤집어쓰고 울고있는데 아빠한테서 문자가 도착했다.

'야 중앙대구경가자..'

중앙대..?중앙대도못맞췄을거같은데 무슨 중앙대야...

85 92 97 44 40

아빠 나 중앙대도 안가도될거같아..
국B 2컷이 85와 86으로 갈리는가운데 내점수는85면3될수도있고..
영어 하나고친거 마킹할때 안바꿨네.. 1컷이98이라던데...97이면 2등급이겠네..
사탐은뭐 23이나 33이겠고..
수학도 어이없게 하나 실수했네..
그럼 32233이자나....절대 상상도못한, 올해 받아본 최악의 등급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국어공부를했더니 결국 평가원이 100점으로 보답해줬다며 기뻐하고
공부양에비해 수학이 실전에약했던내가 올해들어는 고정1등급 반열에올랐다며 즐겁게 수학공부를하고
유독내신도수능도 사탐을 가장못했기에 밤새가며 인강듣고 기출풀었더니 4등급이 1등급됬다고 친구들에게자랑하고 
꿈에서만 그리던 언수외111을 드디어 받았다며 성적표를들고 엄마에게 달려가서 '나 이제 완성되어가나봐..'라고 말하던 지난날들은..
다 꿈이었던가?
확실히 하늘은 날버린것같다. 그게아니라면 이럴리 없어..이게 정녕내운명인가?믿을수없다....
'1점차이로~~'라변명을 늘어놓는것만큼 구차한일은없다며 욕하던내가 지금국어1점,영어1점때문에 억울해하다니...
한심하다..
동네방네 내가 고대한번가보겠다고 소문내고다니고 힘들때마다 고대배지를꺼내보며 의지를다지고
나보다 붙을가능성 적은데다 2개합4최저도 안나오는거 뻔히알면서 운영위원장딸이 막판에 내학추티켓뺏어갈때도
'넌실력이 있으니까 학추아니어도 고대꼭갈거야..'라는 이기적인 위로에도 억울하고 화나는거 꾹참고 쟤보란듯이 반드시 고대에 가겠다고 다짐하고 
그렇게고대만바라보며 달려온 내가 국어1점 혹은 영어1점때문에 논술최저 언수외합5도 못맞춰보고
교과 안전빵으로 썼던 그저그런대학을 갈수도있겠구나..
이미 주사위는던져졋고, 물론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걸고 논술은 모두보러가겠지만, 
수능성적이 최선의 시나리오 - 아마도 22123 - 가 되기를 간절히바란다
무교라는 사실에 나름자부심을갖고 살아온나이지만 오늘부턴 세상의 모든신들에게 기도라도 드려야겠다
내간절한기도가 통하지 않는다면 난 이 잔인한결과를 덤덤히 받아들일수만은 없을것같다
그리고 지난몇년간 나를 지탱해준 생활신조였던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진부한격언을 앞으로는 죽어도믿지않기로 다짐했다
나를보고 패자의 비겁한넋두리라 욕해도 상관없다
난충분히 최선을다했고 다만 운명이 날배신했을뿐인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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