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수생전(四修生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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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수생은 글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어머니가 남의 바느질 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어머니가 몹시 마음이 아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수능(科擧)을 조졌는데, 글은 읽어 무엇 합니까?"
사수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은선진을 완강하지 못하였소."
"그럼 그냥 지잡대라도 가는건 못 하시나요?"
"관악이 아니라면 본래 몸에서 거부하지아니하지 않았는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군지는 못 하시나요?"
"아침의 선비들의(*각주:hellkorea를일컫는 말) 군대는 근본(母)이 없는걸 어떻게 하겠소?"
어머니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지잡대는 안간다. 편돌이도 못 한다면, 도둑질이라도 못 하시나요?"
사수생은 읽던 책을 덮어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독재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사 년인걸……."
하고 획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사수생은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강남대성(雲從街)로 나가서 시중의 사람을 붙들고 물었다.
"누가 서울에서 제일 일타(一打) 강사 하오?"
현씨(現氏)를 말해 주는 이가 있어서, 사수생이 곧 현씨의 집을 찾아갔다. 사수생은 현씨를 대하여 길게 읍읍(揖)하고 말했다.
"내가 어미(母)가 이렇다 할 지원이 없으니, 인강좀 공짜(無環)로 듣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씨는
"그러시오."
하고 당장 프리패스를 내주었다. 사수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현씨 집의 자제와 손들이 사수생을 보니 영락없는 수능폐인이였다. 머릿숱이 빠져 정
수리가 보임직하고, 눈빛은 이미 청춘의 그것이 아니며, 굽은 등에 허름한 바람막이를 걸치고, 몸에서는 패배자의 기운만이 흘렀다. 사수생이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
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씨발년(犬子者)아, 이제 하루 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프패(馬貝)를 그냥 내던져 버리고 성명도 묻지 않으시다니, 돈주고 학원 끊은 우리는 뭐냐?"
현씨가 말하는 것이었다.
"이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대체로 나에게 부탁하러 오는 사람은 으레 자기 실력을 대단히 선전하고, 당장이라도 스탠포드(水炭浦頭)를 문을 부술 듯 자랑하면서도
비굴한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말을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 사수생은 형색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눈을 오만하게 뜨며,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
는 것으로 보아, 대학에 가지 않아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도
와주면 모르되, 이왕 도와 주는 바에 성명은 물어 무엇을 하겠느냐?"
사수생은 프리패스를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노량진(母窓人生)으로 내려갔다. 노량진은 경기도, 충청도 사람들이 마주치는 곳이요,
삼시(九七修)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사수생은 현씨의 인강을 하루만에 모조리 완강을 하고는 근처의 학원에서 시험을 치루었다.
결과를 본 사수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고작 하루 공부로 온갖 노량진의 벌레(長修生)를 좌우했으니, 노량진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옆을 지나가던 한 9급충(蟲)은 사수생이 혼자 헛헛 웃는것을 보더니 물었다.
"허, 참. 무안하지만 물으오. 무엇 즐거운(樂) 일이 있으십니까?"
사수생은 대답하지 않았고, 9급충은 그의 손에 들려있던 종이를 자세히 보았다.
43425(四三四二五), 적정 대학= 신라대 작업치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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