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부 표본 분석 - 확률적 분석
*작년에 올렸던 네 번째 글입니다.
지난 글에서 미시분석은 어떻게 하냐는 질문이 꽤 되었었는데, 이 글을 읽어보시면 표분 분석이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실 수 있을 듯합니다.
이하는 제가 작년에 올린 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피오르에듀 수석 팀장 Cogito Ergo Sum입니다.
오늘은 지난 거시 분석 글 세 편과는 달리 조금은 미시 관점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글이 검색이 안 되어 자꾸 묻히다 보니 업로드가 뜸하네요)
아마 이번 글은 웬만하면 이해가 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 같습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보다는 실전에 좀 더 가까운 이야기인 거 같기도 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가겠습니다.
표본 분석은 어떻게 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표본 분석이라고 말은 하지만, 수험생 때 제 기억에 비추어 봤을 때 확실하게 정리되어 있던 글을 본 적은 없습니다. 다들 분석을 해야 하는 건 아는데 "어떻게?"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대전제는, "입시에 100%는 존재하지 않는다" 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가군에 연세대 경영(추합 안정), 나군에 서울대 인문계열(불합), 다군에 중앙대 경영(최초합)
이 뜨는 서울대 인문 4칸 불합격 표본이 J사에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표본을 보니, 일단 문과 응시자이고 서울대 사범대 적정 점수가 되는 표본입니다.
그럼 이 표본은 서울대 인문계열에서 빠질까요? 아니면 빠지지 않을까요?
솔직하게 말해 문과는 간판이다라는 말이 있는 만큼, 거의 빠질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연대 경영이 안정인데, 서울대 간판을 위해 과를 포기하고 인문계열보다 낮게 지원할 가능성이 높죠.
그런데 만약 "나는 죽어도 사범대는 절대 안 가"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요?
그럴 일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 저 이야기 자체가 제 얘기를 살짝 바꾼 것뿐입니다.
저는 모든 서울대 사범대 프리패스 점수였는데, 사범대를 쓰지 않고 과를 높여서 지원했죠. 인문은 안 될 게 뻔히 보여서 안 썼다 뿐이지, 저도 뭘 몰랐다면 인문 계열을 썼을 수도 있을 겁니다.
즉, 이 표본은 지원한다 안한다 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문과라면 그래도 간판을 위해 내려가겠지만, 그러지 않고 잔류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이 표본이 남을 확률이 높을까요? 아니면 도망갈 확률이 높을까요? 제 생각에는 그래도 70% 정도의 확률로 도망갈 것 같습니다.
방금 말에 오늘 글의 핵심이 있습니다. 각 라인(안정, 적정, 소신, 상향)별로 얼마나 빠질지, 남을지를 파악하는 게 표본 분석의 핵심일 텐데, 그걸 파악할 때 확률적으로 접근하는 겁니다.
예를 들고 와서 각 라인별로 설명해보겠습니다.
고려대에 A학과가 있고, 커트라인은 670점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안정 라인(7칸 이상) 분석
여기는 솔직히 볼 게 크게 많지 않습니다.
다만 안정인데 굳이..? 싶은, 선을 넘는 점수의 표본만 잘 걸러주면 됩니다.
예컨대 올해 기준으로 430점인 학생이 서울대 인문계열에 있다면, 실제로 이 곳을 쓸까요? 서울대 경영도 수석으로 붙을 거 같은데 굳이 왜? "아니 애초에 J사를 구매할 필요가 있긴 한가?"라는 생각이 당연히 드실 겁니다. 이 표본은 경영으로 올라갈 확률이 높고, 아니면 아예 가짜일 수도 있겠죠. 뭐가 됐든 여기 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쪽에 걸어봐도 될 듯하네요.
이런 느낌으로 안정 지원이야 할 수 있다지만 이건 너무 선을 넘는 느낌인 것을 가려내는 거죠.
예시에서 보자면
저런 느낌인데, 저 표본들의 경우 굳이 지원할 이유가 있을까요? 만약 A학과가 경영이라 더 높일 곳이 없는 문과 학생 입장에서는 쓸 데가 여기밖에 없으니 분석이 조금 달라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학과를 쓸 가능성이 있겠죠. (마니아 학과의 진정한 '소신' 지원 제외)
간혹 그럼 그 아래 다른 안정 지원자도 빠질 수 있는 것 아니냐, 애초에 안정 칸수 자체가 점수 많이 남는 지원자에게 부여되는 것이지 않느냐 하실 수도 있는데, 맞는 말입니다.
다만 그걸 맞히는 건 진짜 신의 영역입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는 게 J사, GS 등밖에 없어서 7~8칸임에도 그냥 지원하는 학생도 굉장히 많기 때문입니다.
적정 라인(5~6칸) 분석
여기는 안정 라인보다도 더 쉽습니다. 거의 다들 쓴다고 봐야겠죠. 이 부분에서는 빠지냐 안 빠지냐를 정량적으로 판단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고려대 심리학과가 안정인 학생이 행정학과도 안정이 뜬다면 어떻게 쓸지 우리가 알 길은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만 보고는 알 수 없다는 말이 정답입니다.
이 라인에서는 거시 관점 - 표본의 이동 방향을 파악하는 게 조금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확률적 접근의 필요성이 특히 강한 라인이죠. 어차피 이 정도 선에 위치한 표본은 빠지든 안 빠지든 운의 영역이기 때문에, 본인이 안정 지원을 할 거라면 거의 안 빠진다 로 잡고, 상향 지원을 할 거라면 좀 많이 빠진다 로 잡고 보면 되겠네요. 저 같은 경우 전자는 10~30% 빠진다고 보았고, 후자에서는 50% 정도 빠진다고 보았습니다.
아무리 희망회로를 돌려도 적정라인이 70% 빠진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소신 라인(4~5칸) 분석
보통 이 라인부터 커트라인을 결정하는 분석이 이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는 맨 처음에 설명했던 대로, 해당 표본이 다른 학과에서 적정 지원으로 잡힐 만한지 (그럼 빠져줄 가능성이 높겠죠), 아랫 급간의 학교에서 붙을 만한 카드가 있는지를 바탕으로 분석해주시면 됩니다.
a. 확실히 빠질 것 같은 표본, b. 잘 모르겠지만 지원할 것 같은 표본, c. 잘 모르겠지만 지원하지 않을 것 같은 표본 이 정도로 분석해서 분류합니다. 그 다음에 b, c 집단을 두고 확률을 조정하면 되겠죠. 내가 상향 지원을 하는 입장이라면 b에서 50% 빠지고 c에서 70% 빠지고.. 이런 식으로요. 적당히 붙을지 말지 알고 싶은 상황(ex. 내 점수가 4칸 시작점인데 붙을 만할지 알고 싶은 상황)이라면 조금 더 냉정하게 b에서 20~30%, c에서 50% 정도 빠진다고 봐도 좋겠네요.
상향 라인(4칸 이하) 분석
눈치 채셨겠지만, 이러한 분석은 본인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번에는 상향 지원을 하는 입장에서, 불합격 라인의 표본까지 분석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달라질 건 없습니다. 위에서 상술한 a, b, c집단을 가려내는 것은 동일하고
다만 b, c 집단의 비율을 좀 더 널널하게 봐도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곳에 내려갈 데가 있든 없든 불합격 라인은 실제로는 지원을 못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거든요. 물론 여기서도 표본의 이동 방향을 생각해주는 게 좋습니다. 역시 100%는 없기에 그냥 이 학과에 상향을 질러버릴 수도 있는 거니까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꼬리가 털리는 양상은 이렇게 폭이 넓은 곳에서 일어날 수 있겠죠.
어차피 그 앞 표본들은 모두 불합격이기 때문에..
저는 이러한 방식을 30% 50% 70% 분석법이라고 불렀는데, 특정 구간에서 빠지는 인원을 30%로 두든 50%로 두든 결과에 변함이 없다면 신뢰도는 올라갑니다. 쉽게 얘기해 50%가 빠져주면 합격이 가능할 거 같은데, 30%만 빠진다고 가정해도 합격이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 믿을 만한 분석이라는 거겠죠. 이는 50%와 70%의 결과가 겹칠 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물론 이때는 30%만 빠지는 결과가 나오면 불합격하겠지만요.
그럼 이런 방식을 언제부터 활용해야 하느냐가 남는데, 개인이 분석하는 입장이라면 지금 시기에는 연습 삼아 한 번씩 해보고, 오히려 거시 흐름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세밀한 분석은 여유롭게 봐도 일주일 전부터 하셔도 무방합니다.
물론 팀에서는 한 지원자만 따지는 게 아니니까 훨씬 전부터 해야 하지만요.
일이 너무 많아요
여기까지가 J사만 구입한 개인이 할 수 있는 미시 분석입니다. 생각보다 분류하고 빠질 인원 계산하는 게 크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 정리가 되면 다음과 같은 식으로 나타낼 수 있겠죠. 작년에 썼던 엑셀입니다.
(날짜가 30일이기도 하고 교육용으로 대략 만든 거라 형식만 보시면 될 듯합니다.)
이 정도만 하셔도 본인이 목표로 하는 한 급간의 특정 학과는 충분히 분석 가능하실 겁니다. 사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런 세부 표본 분석보다 거시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대부분의 컨설턴트 분들도 동의하실 것 같습니다.
세 줄 요약
1. 세부 표본 분석은 일정한 구간에 있는 표본에 가중치를 조정하며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2. 이런 가중치 분배는 그 구간이 어디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냉정하게 보고 싶으면 확률을 촘촘하게, 상향 지원을 하고 싶다면 확률을 널널하게)
3. 세부 표본 분석은 시간이 있으면 웬만하면 할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건 거시 흐름 파악이다.
좋아요 + 팔로우해두시면
원서 접수 전까지 주기적으로 칼럼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야식ㅇㅈ 10
-
이월되면 0
잘몰라서 그러는데 이월되면 그만큼 인원 늘어나니까 무조건 좋은거 아닌가요 아닌가?
-
실수고 오류면 좋겠다.. 하루만에 검토가 되나...?
-
짝사랑~썸탈때 듣는얘긴 재밌는데 연애 성공한 뒤엔 듣기가 싫더라 염장질같아서
-
선물은 뭐가 좋으려나
-
어려우면 경희나 중앙은 가능성 있을까요?
-
그냥 완강된걸로 들으면서 제가 듣고싶을때 들을려는데 상관없나요
-
인생 좆된듯 1
ㅆㅂ 내가 왜 고3임 수능 1년도 안남았노 ㅋㅋ
-
내년에 6장을 논술로 박아볼까 하는데, 한 번도 준비한 적이 없어서 어느정도인지...
-
고고혓.
-
합격증 올리는 건 좀 사려야겟지?
-
피곤타 1
3시부터 9시까지 친구들이랑 놀고 왔음뇨
-
비록 경교 가기는 글렀지만 글은 열심히 써야지
-
여기서 크게 안 변함?
-
예... 그니까 합격은 했는데 합격증을 올려본 적이 없어요.
-
3년전 기록을 살펴보는데 거의 순수하게 체지방만 찜 쉽지않군…
-
아도르노의 미학 이론을 중심으로 6페이지 이상의 보고서
-
ㄱㄱ
-
질문 3
흠... 이런 식으로 해도 벌점 먹음요?
-
입력해도됨? 6평은 실제로 보지도않았는데
-
슈뱅 ON 0
-
대학가기 편했을듯
-
국어 노베이고 올해 수능 5받았습니다… 6광탈에 정시도 안 쓸거라 재수하려고하는데...
-
으흐흐
-
진학사에서 예측하는 최종 컷보다 몇점 높은지도 중요한건가요?
-
물2 투과목했는데, 47로 아쉽게 한개틀려서 서울대떨어져서 연고대 지원하면 그래도 좀 좋게봐줌??
-
질.문 받습니다 7
아무도 안하겠지만 뭐 난 관종이니까
-
조금만 받음뇨 으흐흐흐흐흐
-
케리아가 캐리한다면 상대는 허접이다. 탑라이너가 캐리한다면 상대는 괜찮은 팀이지만...
-
안맞아요 0
그냥 다 어려워 물리도 화학도 생명도 지구도...다 아닌것같아. 뭘해도 점수가 안나와.....
-
칼답 드려요!
-
샐러드나 닭가슴살 이런거 먹을 때는 즐거운데 그냥 릴스 넘기다가 먹방같은거 보면 미칠거같음.
-
저도 질문좀 해주세요 25
없을시글삭 선넘질ㄱㄴ 근데 선넘답이 돌아올수잇음
-
아무도 안 써주겠지? 아싸가 인싸행동 하는거 아니랬어...응
-
삼수생이라 꼴깝 떤다고 볼듯..
-
이거 소프트되나요?
-
갓반고에서 1점대하는 사람이 같은 인간으로 안 보임
-
새우탕 진매 오징어짬뽕
-
할 일좀 하자 슈발
-
눈이 내리네요 0
내일 길 막히겠다
-
아무거나 질문받습니당 12
외로워요
-
나도 선넘은 질받 해줘 19
ㅜㅜ
-
한양대 의대 정도면 입결 다 떠나서 의대 수준으로 볼때 몇위 정도인가요? 순위...
-
취업잘된다는 소리가 있던데 진짜임?
-
당장 질문을 하세요
-
서성한 탐잘 큰일,, 27
성균 한양 낮공은 가겠다 싶었는데,, 저 큰일난건가요ㅠㅠㅠㅠ 고대 불변에...
-
배신할거아니죠?
-
자전쓸 생각이었는데.. 막차탈 정도면 가군 자전대신 다른 데 쓸 생각이어서..
-
물변표가 유리? 불변표가 유리? 물변 불변이 뭔지도 설명 좀;;
-
제가 예비번호가 1차 2차발표기간 전에 바뀌었는데 아직 2차 발표일이 아닌데...
선좋아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미시 분석 집가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말자하님 그러시면 안되는거죠
표본 예시 제 얘긴줄 알았네요 사범대는 죽어도 싫고 인문 힘들어서 인류학과 쓸지 고민 중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