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방법입니다.
안녕하세요 수능 망친 직장인 사수생(진)입니다.
분명 제 글에 댓글은 얼마 없는데 쪽지로 공부법 여쭤보시는 분들이 너무 많으셔서, 제가 하나하나 쪽지만으로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가 어려워 잘난 것 하나 없지만 따로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엊그제 성적 가채점 결과입니다. 감사합니다.
(혹시나 의대 라인 잘 아시는 분께서는 적정 의대 라인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부법을 정립하는 방법론적인 설명을 국어 중에서도 독서를 매개 삼아 설명드리는 것임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실제로 제가 처음 공부할 때 고민하며 정립한 내용들을 그대로 서술하였습니다.
<1>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해설강의 들으면 이해가 되는 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두가 그렇습니다.
해설을 보며 내공과 연습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첫 번째 오류입니다.
이해를 하기 위한 연습이 부족했던 게 아니라 이해를 하게 하는 방법이 없는 것임을 스스로 인지하셔야 합니다. 공부 방법 없이 공부하는 것입니다.
<2>
문제를 잘 푸는 방법을 찾는 과정은 너무나도 단순합니다.
문제가 안 풀린다 -> 안 풀리는 이유를 찾는다 -> 그 요소를 제거한다
옳게 된 수험생이시라면 한 번쯤은 다 거쳐 가셨을 텐데,
여기서 안 풀리는 이유를 단순히 '이해가 안 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처럼 추상적으로 잡는 것이 두 번째 오류입니다.
'대상에 대한 선지의 서술이 지문의 서술과 같은 내용인지 모르겠다'처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제가 설명드릴 독서가 어려운 이유는 '선지를 지문에 대응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더 자세하게, 선지를 지문에 대응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확신할 만한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선지를 지문에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대응시킬 수 있다면 아무리 문제를 어렵게 꼬아서 출제해도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 방법에 대한 방법론적인 설명을 개략적으로 드리겠습니다.
<4>
지문에 등장하는 대상 A, B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지문에는 A를 서술하는 A1, A2, A3 등이 있고, 마찬가지로 B 역시 B1, B2, B3가 있습니다.
여기서 A1 A2 등의 서술은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나오기도 하고, 자료가 제시되기도 하며 그냥 설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의 선지 역시 A와 B를 설명하는 서술이 있습니다.
이 선지의 서술이 A1에 대응이 되는지, B1에 대응이 되는지, A1과 반대되는지 등을 찾아 문제를 푸는 것입니다.
<5>
이제 필요한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부분이 내가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 되는 원리입니다.
우선 지문에서 대상에 대한 서술을 가려낼 줄 알아야 하고, 선지와 보기에서 나오는 대상에 대한 서술을 지문의 서술의 어느 부분에 대응되는지를 가려낼 줄 알아야 합니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지문에서 대상에 대한 서술을 가려내는 건 시간을 무제한으로 두고 지문만 가지고 손으로 하나하나 줄 그어가며 대상에 대한 서술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효율이 좋았습니다.
문제는 선지의 서술인데, 선지의 서술은 직관적으로 보이는 대신 지문에서 같은 서술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말 바꾸기'라고 표현하는데, 같은 대상의 같은 서술도 지문과 선지에서는 다르게 표현됩니다. 다만 지문에서 대상에 대한 서술을 정확하게 가려냈다면 하다못해 하나하나 대조를 하더라도 쉽게 대응시킬 수 있습니다.
내가 대응시킨 서술이 맞게 대응이 되었는지, 혹은 옳게 가려낸 서술인지를 판단하는 모든 근거는 평가원 기출문제입니다. 이 과정을 '기출분석'이라고 합니다. 평가원 문제 풀고 채점하고 답이 아닌 선지까지 확인했으니 기출분석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세 번째 오류입니다.
<6>
이해가 잘 안되실 수도 있고,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들리실 수도 있는데 제 능력으로 제 머릿속에 있는 것을 텍스트로 꺼내는 능력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국어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흔히 국어가 재능의 영역이다, 독해력이 크다는 지론이 많은데 저는 동의하지 않는 입장입니다.
국어도 수학처럼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답을 가려낼 수 있고, 그 근거 찾는 연습이 덜 되면 감으로 문제를 접근하기 때문에 그 '감'을 '독해력이 부족하다'는 말로 포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가원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공부 방법을 정립하였다면 그다음에는 교육청과 사설 문제를 가리지 않고 풀었습니다. 물론 제 공부 방법이 100% 통하지 않는 문제가 사설에서 꽤 많습니다. 하지만 그걸 '문제가 평가원스럽지 않다'라고 넘기는 것이 네 번째 오류입니다.
나의 공부법은 평가원 문제를 기반으로 정립되었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 나의 방법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를 찾는 것 역시 소위 말하는 '평가원스러운 사고'를 하는 것이며, 다시 말해 내 공부법을 다듬는 일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셔야 합니다. 저는 문제는 가리는 게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못난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타 과목 포함해서 궁금하신 점은 댓글이나 쪽지로 주셔도 상관은 없지만 답변이 늦을 수 있는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둘중 하나가 정배임?
-
현역 수능 32334였고 현역때 수학은 열심히 하고 국어 생지는 공부 제대로 안...
-
작년 AA 포함 설대식 409.7인가 그랬는데 높은거였구나 그때는 과탐 93 94라...
-
국어 고정 1이고 영어는 딱 2등급에서 진동하는데 다들 영어가 중요하다네
-
고속성장기 이거 0
구글에 나오는 다음카페에서 돈 계좌로 보내고 사는거 맞나요?
-
정보가 없어서... 암거나 추천 좀
-
재작년 논술치러 서울왔을때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근데 우리학교에서 논술을 친다니..
-
제발제발
-
현우진시발 점 0
기현쌤 파데 다듣고 부족한것같아서 현우진쌤 씨발 듣고있는데 기현쌤은 잘 맞았는데...
-
언미물지 백분위 75 94 2 77 94 입니다
-
4합8될까여 1
화작 1컷이 92점인 아름다운 가능세계..
-
난 족빠지게 한 적도 없지만 오르비나 헬스터디 보니까 그런가봄
-
고종이 우리 전통과 풍속은 지키면서 서양문물을 수용하겠다. 주권지키면서 주체적으로...
-
작년 컷을 토대로 예상해본 추측인데, 작수 생명 1컷 47 2컷 42임 그리고 올해...
-
공부좀 열심히 할걸 그랬네요
-
라는걸머리로는분명알고있었는데 직접겪으니까 ㅈㄴ무기력해지고 내가뭘할수있는지의심이드네
-
나군 설의는 되든 안되든 쓰긴 할텐데, 가군에 써볼만한데가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
수능 성적입니다. 사실 마음같아선 경희대를 조금 더 가고싶은데 등급컷 오를 생각도...
-
영어 3
-
낙지에는 성대 경영 8칸 뜨던데 너무 이상한거 같아서요 ㅠㅠ
-
의대 궁금한게 1
이번에 정원대로 뽑았다가 같이 드러누워버리면 어떻게 교육시킬지 궁금함 같은 강의실...
-
"인간 발달" <<< 이 과목은 어느 계열 특성화고에서 보는거임? 약간 보건쪽인건
-
내일 고대인문논술 안가도되겠죠...? 수학 가채점이 부정확해서 73일 수도 있는데...
-
23학년도 6평 25학년도 9평 다음은 27학년도 수능이다
-
진짜 만백 제발 97 정도까지만이라도 줘라.. 96이면 진짜ㅠ
-
화2 개념 인강 들으려고 하는데 누가 좀 괜찮나요? 정훈구 고석용 중에 들으려고 하는데!
-
내다버린 1년
-
이 정도면 어디 가능 한가요??
-
등급 한 개 차이 정도 극복 가능할까요?
-
논술 왓는데… 0
애들 다 뭐 열심히 준비해온듯 ㅋㅋ 나만 오르비하고잇음 뭔 애들이 다 연필 잡고 있냐 ㅋㅋ
-
6평은 2문제 못보고 9평은 3문제 못보고 이번 수능은 4페는 구경도 못했네요...
-
올해 화1 50 맞았고 화학에 자신이 있기도 한데 표본이 너무 고였다는게 체감이...
-
이번 수학 교육청에 냈으면 1컷 80점 나올거같은데
-
화작 언매는 1
본인 재능따라 결정하세요 21수능 화작문법 0틀 24 6,9,수능 언매 0틀...
-
가서 일 하려고 했는데 ㅎㅎ..
-
물1 말아먹었는데 홍대 건축이나 자전 가능할까요ㅠㅜㅠㅜㅜㅊ큐뉴누
-
1컷이 9798이니 강사분이 어쩌고 하니 막상 누가그랬는지 물어보면 답도못함 ㅋㅋ...
-
ㅇㅇ..
-
아니면말고
-
삼수이상하신분들 10
조언좀 구해요… 03년생이고 서성한라인 1년 다니다가 너무 안맞아서 그만두고 다시...
-
거기 교통 빡센가요? 차로 가기는 좀 힘들겠죠..? 혜화역에서 성대까지 걸어가는 것도 좀 에바같은데
-
22번 진짜 풀고도 너무 불안해서 검토 10분했는데 처음이랑 결국 똑같이...
-
배꼽지랄
-
9평때 아무리 쉬웠다지만 언매 96점인데 2등급 받고 이번엔 1컷이 93인데 여기서...
-
1월 개강반 이거...
-
님들 9평>수능 0
유지?상승?하락? 어캐되심
-
과외는 12
점수보다 학벌이 좀 더 중요한가
-
ㅈㄱㄴ
-
미대입시생인데 성적이 너무 애매하게 나와서 실기 다 짤리고 오는 길입니다… 건동홍...
물투화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