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설승환 [521434] · MS 2017 · 쪽지

2024-11-14 13: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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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승환] 2025-수능 국어 총평

게시글 주소: https://video.orbi.kr/00069911110

매해 6평/9평/수능 총평으로 인사드리는군요.

수능 국어 영역 강사 설승환입니다.

저는 서초 메가스터디 의약학전문관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다담 시리즈(언매 800제, 화작 500제, 독서 강훈련 300제, 언어N제) 저자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에도 수험생들은 현장에서 열심히 시험을 치르고 있을 텐데요, 모쪼록 오늘 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원하며 제가 바라본 2025-수능 국어에 대한 견해를 남깁니다.




한줄평 : 엄청나게 어려운 시험까지는 아니지만, 변별력이 꽤 높은 시험


올해 6월 모의평가가 까다로웠고, 올해 9월 모의평가가 꽤 쉬웠어서

두 모의평가 사이의 난도 격차가 많이 났었습니다.

과거 2019학년도에도, 2022학년도에도 그랬다가 수능이 확 어려웠기 때문에, 2025학년도 수능은 과연 어떤 난도일지 많이들 궁금해 했는데요.


일단 9월 모의평가랑은 당연히 차원이 다르고, 

독서/문학/화작/언매 전반적으로 묵직한 선지들이 꽤 많습니다.


독서의 경우, 독서 이론을 제외하고 각 SET마다 고난이도 문항들이 포함되어 있고,

작년 수능과 마찬가지로 선지 판별에서 시간을 꽤 많이 쓰게 설정되어 있어

많은 수험생들이 현장에서 당황스러움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문학은 주요 작품들이 연계가 되기는 하였지만, 고전소설과 갈래복합 SET에서 판단이 어려울 법한 선지들이 눈에 띄고요,


화작의 경우, 예상대로 화작 융합 지문, [3점]짜리 자료 활용 문제에서 변별도를 높였고,


언매... 작년 수능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평가원은 '문법'에서의 생소함으로 승부를 보네요.


기존 시험들과의 '어려움'과는 또 결이 다른 시험으로 보입니다. 





독서


독서 이론, 인문(동양철학), 기술(컴퓨터 과학), 사회(사회학+법학) 

네 개의 제재가 채택되었는데,


인문 지문은 수능특강의 '개화기 과학 기술에 대한 생각' 지문을,

기술 지문은 수능특강의 '인공 지능과 기계 학습' 지문을,

사회 지문은 수능특강의 '고프먼의 사회적 상호 작용' 지문을 연계했습니다.


작년 수능과 마찬가지로 세 지문 모두 '수능특강'에서 연계를 했다는 것이 특이점입니다.


올해 6월 모의평가를 보면, 독서 연계가 '키워드' 연계 정도일 뿐, 사실상 새로운 내용들로 구성하여 난도를 높이는 경향이 보였는데요. 이 경향이 수능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느껴집니다. 





[1~3] 독서 이론


'밑줄 긋기'를 다룬 지문인데요,

기존의 '독서 이론'처럼 크게 어렵지는 않았으나,

3번 문항이 꽤 생소해 보여 선지 판단에 살짝 당황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 시험에선 제일 할 만한 지문이었을 겁니다.



[4~9] 동양철학


아니... (가)+(나) 주제 통합형 지문을 6평/9평에서 [12~17] 자리에 출제해 놓고, 왜 수능에서는 예전처럼 [4~9] 자리로 돌려놓는지ㅠ

파본 검사하면서 꽤 당황했을 법합니다.


그리고 최근 2개년 수능에서 '서양철학' 분야가 출제되지 않아서 올해 수능은 '서양철학'에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신 분들이 많았을 텐데,

3년 연속 동양철학/역사학을 소재로 채택했군요.

올해 수능특강에 수록된 동양철학 지문 중에서 '박은식'의 사상을 다룬 지문이 가장 중요해 보이는 느낌이 들기는 했으나...

이모저모 '사설모의고사와의 중복'을 피하려고 노력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최근 (가)+(나) 지문의 출제 경향답게, 많은 학자들을 녹여냈습니다.


(가)에서는 척사파, 고종, 개화당의 한 인사, 유길준, 대한 자강화의 주요 인사, 박은식의 입장을,

(나)에서는 옌푸, 천두슈, 장쥔마이의 입장을 쭉 나열하여 제시했는데요.

각 학자들 간 입장 비교가 관건이었습니다.

 

7번 문항의 경우, 정답 선지에서 '이중 부정의 논리'가 활용되었다는 점,

8번 문항의 경우, 지문과 <보기>의 연결점을 제대로 짚어냈어야 한다는 점 등이 수험생들에게 부담으로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지문도 꽤 무겁고, 고난도 문항도 포함되어 있는... 만만치 않은 SET였다고 봅니다.



[10~13] 기술


많은 분들이 예측했듯 '인공 지능'과 관련된 소재가 출제되기는 했으나... EBS 수능특강과 '지도 학습' 딱 이 키워드만 겹치고 아예 다른 내용으로 지문을 구성했습니다.


최근 평가원이 출제한 기술 지문치고는 정보량도 꽤 많고, 과정을 끊임없이 추적했어야 해서 이 지문에서 힘겨워한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10번 문항에서 내용 전개 방식 문항을 참신하게 출제한 점,

11번의 문항의 선지들을 하나하나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는 점,

13번 문항의 경우 전형적으로 까다로운 <보기> 문항이 출제되었다는 점 등이 돋보입니다.


특히 13번 문항의 경우, 3번 선지와 5번 선지에서 엄청 고민을 많이 했을 수 있는데요, 선지 끝의 '입력되겠군'과 '입력되었겠군'의 차이를 잘 잡았다면 좋았겠습니다.



[14~17] 사회학+법학


이 지문의 경우 지문 자체는 그렇게까지 까다롭지는 않았다고 생각됩니다만, 16번 문항이 아주 복병입니다.

작년 수능 사회 지문 <보기> 문항(7번)과 유사하게 구성되었는데요,

무엇보다 <보기>에서 'B'가 같은 전시관에서 물고기 관리를 '혼자' 전담한다는 점, 댓글 내용에서 실제 이용자 A, B, C와 ID a, b, c를 명확하게 구별해야 한다는 점 등이 수험생들에게 아주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 같습니다.




문학


출제된 7개의 작품 중 3개 연계, 4개 비연계로 나왔어요.

6월/9월 모의평가에서 현대소설을 연계해 놓고, 수능은 다시 비연계로 출제를 하는... 그것도 수험생들이 많이 어려워하는 '이청준' 작가의 작품이 출제되어 부담을 느꼈을 법합니다.


독서에 비하면 난도가 적정한 것 같지만,

위에서 말씀드렸듯 고난도 문항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18~21] 고전소설


연계 작품으로 '정을선전'(수능특강)을 출제했습니다. 

'옥린몽'이냐 '옥루몽'이냐 '유씨삼대록'이냐 다들 걱정을 많이 했을 텐데,

과거 임용고시에서도 다뤘던 작품이라서 중요도가 높은 '정을선전'을 냈군요.


작품 초반부에 인물이 굉장히 많이 쏟아져서,

연계 학습으로 주요 인물들을 익혀 둔 수험생들은 감상에 어느 정도 유리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현장에서는 갑자기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니 딱 당황하기 좋았지요ㅠ


18번의 경우 정답 선지가 한번에 안 보였을 수 있는데, '상소' 내용이 가정사만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잡아내는 게 관건이었고요,


20번의 경우 사건의 선후 관계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22~27] 현대시+수필


연계 작품으로 시 장석남의 '배를 밀며'(수능완성)를, 

비연계 작품으로 시 허수경의 '혼자 가는 먼 집'과 현대수필 이광호의 '이젠 되도록 편지 안 드리겠습니다'를 출제했습니다.


작년 수능과 마찬가지로, 현대시+수필 갈래복합으로 구성되었는데요,

비연계 작품들의 난도가 꽤 높아서 감상에 애를 먹었을 법합니다.


비연계 작품들을 다룬 <보기> 문항인 25번, 27번 등에서 헤맸을 것 같아요. 

특히 27번의 경우, 정답 선지에서 제시된 지문의 해당 부분으로 돌아가 맥락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정답을 고르기 쉽지 않고, 2번 선지, 3번 선지 등도 판단하기가 어려워 오답률이 꽤 높게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28~31] 현대소설


비연계 작품으로 이청준의 '배꼽을 주제로 한 변주곡'을 출제했습니다.

확실히 평가원은 현대소설을 비연계로 출제할 때

'아주 낯선 비연계 작품'을 선택합니다.


제가 현장 강의에서 이청준 님의 작품이 나오면 일단 도망가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제시된 부분이 다행히도 엄청나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2023-9평에서는 겨드랑이에 돋는 파마늘, 2025-수능에서는 없어진 배꼽... 

여러모로 꽤 유사한 느낌입니다. 


차분히 작품을 잘 읽어내셨다면 정답들은 꽤 선명하게 보였을 듯합니다.



[32~34] 고전시가


연계 작품으로 '갑민가'(수능완성)와

비연계 작품으로 사설시조를 출제했습니다.


올해 6월 모의평가에 자연을 다룬 작품이 아닌 '우부가'가 출제되어,

제 개인적으로는 '갑민가'의 출제 가능성을 높게 봤거든요.

수능완성과 겹치는 부분으로 출제를 해 줘서,

연계 학습을 제대로 하신 분들은 이 SET에서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다만, 32번 문항의 오답 선지들을 지워내는 데 어려움을 느꼈을 법합니다.





선택과목 - 화법과 작문


늘 나오던 구성인 '발표 - 융합 - 단독 작문'으로 구성했고,

늘 해오던 대로 '융합'과 '45번 자료 활용' 문제에서 변별도를 높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험에서는 '융합'에서 [3점]짜리 40번 문항보다 39번 문항에서 엄청 시간을 소비했을 것 같습니다.

'찬반 의견'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동문 선배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서... 이 오답 포인트를 잡는 것이 참 쉽지 않았을 겁니다.


또한 45번의 경우, 작년 수능과 마찬가지로 선지 앞뒤의 연결이 잘못된 것을 정답으로 배치해서 정답이 단박에 안 보였다고 느꼈을 수도 있겠습니다. 





선택과목 - 언어와 매체


수능만큼은 매번 언매가 쉽지 않게 나와서 올해 수능도 그럴 조짐이 있었는데,

예상대로 문법에서 변별도가 꽤 높게 나왔군요ㅠ


올해도 상당히 괴상해 보이는 중세 국어 지문형 문법,

동음이의어, 다의어, 필수 성분, 반의어 등을 종합적으로 물은 37번 문항,

사전 지식과 함께 자음 체계표를 정확히 확인했어야 하는 38번 문항,

직접 인용과 간접 인용을 참신하게 물은 39번 문항 등


역시나 '쉽게 점수 주는 문항'이 잘 안 보입니다.


지문형 문법은 '철저한 독해'의 태도를 견지하셨다면 시간이 걸렸더라도 정답은 선명하게 보였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37번은 개념이 아주 종합적으로 포함되어 있는데다가 함정도 꽤 치밀해서 어렵다고 느꼈을 법하고,


39번은 직접 인용을 간접 인용으로 바꾸는 연습이 잘 안 되었다면 선지 판단에 시간을 꽤 썼을 것 같습니다.


매체의 경우, [40~43] SET는 그럭저럭이지만 [44~45] SET의 정답 선지 논리들이 다소 치사한 면이 없지 않아 있어서... 빠르게 넘어가려고 했던 수험생들은 당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 총평은 여기까지입니다.

2025 수능을 치르신 수험생 여러분들,

부디 마지막 탐구 영역까지 최선을 다하여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올 한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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