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24번 2번 선지 논란 해결 도전해 봅니다...
세계의 자아화, 시의 관점 이런 이야기 하는데 솔직히 사후적이라 생각해요
전 실전에서 세계의 자아화 이딴것 몰랐거든요
(솔직히 9평전에 세계의 자아화 밑줄치고 필기하던 사람 없잖아..)
그래서 허용가능성 측면에서 어케 풀었는지 이야기 해볼려 합니다
시작에 앞서 문학에서 왜 우리는 허용가능성을 사용하는 걸까요?
허용가능성이 개쩌는 방법이라서요?
질문을 바꿔 봅시다.
왜 비문학에선 허용가능성을 사용하지 않고, 문학에선 허용가능성을 사용하는 걸까요?
이것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면 허용가능성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문학은 해석이 단정된 반면 문학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기억해주세요–'문학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문학은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글의 주제, 흐름을 파악하고 선지를 읽으면서 허용여부를 판단하는 것이죠(맥락이탈 등등 자세히 설명하면 복잡해지기에 일단 이정도만 이야기하겠습니다)
글의 주제부터 잡아봅시다
저 시를 읽으면서 저는 '음~~ 화자가 북방을 떠났네, 다시 돌아왔구나, 근데 친구들이 싹다 죽었구나
라고 주제를 파악했습니다
선지를 판단해봅시다
1번 당연히 맞고
2번 떠났으니까 슬펐다고 볼수 있겠네 이렇게 판단하고 넘겼습니다
ㆍㆍㆍㆍ
이게 뭐하자는 글인가 싶겠지만 이 이상의 판단이 불필요한게 문학입니다. '담백하게 읽고, 당연하게 반응하기' 제 선생님이 계속 한 말입니다
다.
그치만 이렇게 글이 끝난다면.. 욕을 먹겠죠?
자 이제 의문사항을 해결해 봅시다
1. 3번선지 과거에 잊지 않았다 했는데 지금은 잊었을 수도 있으니까 '여전히' 이거 틀린거 아닌가요?
–> 스스로 해결해보세요, 이것을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이 글은 더이상 볼 필요가 없습니다
2. 2번선지 '저는 아무런 슬픔도 없이에 주목해서 화자가 슬픔을 못느꼈다고 해석했는데 그럼 2번선지는 틀린거 아닌가요?'
–>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한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그것이 2번선지가 틀린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앞에서 주구장창 '해석의 다양성, 허용가능성, 주관적 해석x' 를 이야기 했습니다.
문학의 다양성이란 우리가 웃는 얼굴을 보았을때, 누군가는 슬픔의 웃음이라 할 수도, 누군가는 행복해서 웃는 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허용가능성을 이용해 '웃는 얼굴은 행복한 얼굴이다' 라는 질문이 있다면 '그치, 웃고 있으니까 행복한 얼굴 이라는 판단은 적절하겠군' 이러한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난 슬픔의 웃음이라 봤기 때문에 행복한 얼굴은 틀렸어' 이는 문학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접근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2번 사례를 보겠습니다, 글자에 집중하지 말고 상황,문맥을 봅시다. 자신의 고향을 떠나는 상황입니다, 친구들을 떠나 보내니 슬픔도 느끼고, 새로운 공간으로 가니 즐거움도 느껴지고, 뭐 후련함도 느껴지겠죠.
슬픔 –>고향을 떠나는 상황에서 충분히 허용가능하지 않을까요?
슬프지 않음,후련함 –> 아무런 슬픔도 없이 라는 구절을 보았을때 충분히 허용가능하지 않을까요?
그치만 후자의 해석이 가능하기에 전자의 해석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건 선지의 허용가능성을 판단한 것이 아닌 자신의 주관적 해석과 선지의 해석을 비교한것 아닐까요?
인사이드아웃에서 행복이가 교훈을 얻듯 사람의 감정은 하나로 단정되지 않고 그렇기에 우리는 하나의 해석을 고정시키는 것이 아닌 선지의 해석이 허용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해석과 선지의 해석을 비교하는 것이 아닌 선지의 허용가능한지 여부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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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연기를 잘한답니다
생각해보면 나무가 슬퍼하는게 말이 안되는데 시험장에선 오 나 예리한데? ㅎㅎ ㅇㅈㄹ
현장에서 슬픔이 없다기보다 '이기지 못할 슬픔'이 없는거기 때문에 슬픔이 없다는건 아니라 판단한듯요.
이 해설 보니까 심찬우 듣고 10초컷한 내가 자랑스럽네
다 좋은데 세계의 자아화는 꽤 많은 수업이나 교재에서 강조되는 개념일겁니다..
다만 그것을 재대로 못 써먹은 학생들이 많은거지
(Ebs를 사전에 공부 안 했다는 전제하에) 많은 학생들이 밑줄ㄹ뿐만 아니라 게을렀다, 부끄러운줄 몰랐다 등을 고려하니
아 화자가 북방에서 떠날때는 진짜 좀 철부지였어서 나무들이 슬퍼하는데도 철딱서니 없이 슬퍼하지도 않았구나~ 이렇게 해석하는 바람에
"애초에 나무가 슬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인데? 세계의 자아화구나" 기본 공식을 적용 못했던거라 생각해용
세계의 자아화가 사후적이라
ㄹㅇㅋㅋ..
혹시 예전에 세계의 자아화를 이용한 기출문제가 있었나요?
과거에 기출문제중 '이건 세계의 자아화를 고려했어야 했잖아' 이렇게 설명하는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해서, 사후적이라 판단했습니다
세계의 자아화는 그렇게 대단한 스킬? 같은 것이 아닙니다. 자연물에 내면세계가 투영되어 있으면 다 세계의 자아화죠. 인간 외의 자연물은 내면세계를 가질 수 없으니까요. 평소 그 사실을 알고 감상을 하는 것을 연습했다면 “~ 슬퍼 했던것을 기억한다~” 부분에서 갈대(지문 기억이 잘 안나서 다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는 내면세계를 가질수 없기에 화자가 자신의 내면세계(북방을 떠나면서 느꼈던 슬픔)를 투영했다(의인화)는 사실을 알아채고 바로 맞다고 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과거의 기출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시에서 세계의 자아화는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시인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드러내고자하고 알리고자 하는게 시(poem)인데 세계의 자아화가 안나타날수 있겠습니까..? 본인이 그 사실을 몰랐다고(배우지 않으셨다면 모르셨을 수도 있겠습니다만은)해서 세계의 자아화를 통해 감상하는 해설이 사후적이라고 치부하시는 것은 조금 부적절하다고 느껴집니다... 더군다나 입시자료라고 태그를 달아놓으셨는데 말이죠…
그쵸 그치만 어떠한 기출문제도 틀린이유에 대해 세계의 자아화를 근거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선지가 틀렸음을 논할때 주된 관점으로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후적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을 알았어야 했다' 식의 풀이를 좋아하지 않고 그러한 관점을 사후적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수능에서 이상의 시가 나오고, 어떤 문제에 대한 해설이 '시에서는 시인의 삶이 중요하고 당연히 이상이 저항을 한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 라고 한다면 좋은 해설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설명가능한 상황에서, 어떤 지식에 대해 '당연히 알았어야 했다' 라는 근거를 붙여서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개인적으로 사후적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위에서 예시를 드신 “이상은 저항을 했다는 ~ 당연히 알았어야 했다“가 좋은 해설이 아닌 것은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들어주신 예시는 제가 말하는 부분이랑 관계가 없는 예시입니다. 애초에 말씀드리고자 하는 부분과 범주가 다르죠.
작성자님께서 세계의 자아화를 통한 해설을 사후적이라고 느끼신 이유는 그러한 해설과, 감상의 방법을 애초에 경험해보신 적이 많이 없으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당연히 시를 감상하면서 그 부분을 놓칠 수도 있고, 다른 방법을 통해 답을 맞히실 수도 있겠죠. 저도 이 방법만이 정답이라는 걸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게 사후적이지 않고, 시를 처음 감상할때 이 부분을 잡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저도 물론 제대로된 감상을 경험해보지 않은 분이라면 “저걸 저렇다는 것을 당연히 알았어야 했다고? 저걸 어떻게 알아?”, “저건 사후적이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대로된 시의 감상을 한번이라도 들어보시거나 직접 해보셨다면 이것이 왜 사후적인 것이 아닌지 아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광고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성자님께서 나중에 기회가 되신다면 꼭 심찬우 선생님 수업을 한번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공부 열심히 하셔서 꼭 원하는 곳 가실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제가 시를 거시적인 관점만 잡고 넘어가다보니, 저부분이 사후적이라 느껴진 것 같네요. 많이 배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