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어이없는 수학 실수, 근본적인 해결책
실수를 하는 근본적 원인
어이없는 수학 실수를 해서 점수가 깎이면 정말 속상합니다.
시험이 끝나고 자신이 한 실수를 살펴보면 도대체 그 순간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는지 기가 찹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실수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기 때문에 답답하고 불안해집니다.
이처럼 한 학생의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만, 저처럼 많은 학생들의 수학 실수를 전부 다 수집해서 확인해 본 사람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실수는 분명 해결 가능합니다. 이러한 실수가 발생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일종의 패턴이 있기 때문이죠.
그 패턴의 핵심은 바로 Tension(긴장도)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너무 긴장하면 실수가 일어날 수 있으니 긴장하지 말고 편안하게 시험을 쳐야 한다는 뻔한 이야기를 할 거라 생각하는 학생들은 없겠죠?
쉬운 문제인데 뻔히 주어진 조건을 놓쳐서 문제를 틀리는 경우, 마찬가지로 주어진 조건을 보지 못해서 한참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 어려운 객관식 문제는 잘 풀었는데 쉬운 주관식 문제를 어이없게 틀리는 경우, 문제를 다 풀어놓고 마지막 순간에 말도 안 되는 실수로 인해 문제를 틀리는 경우.
이 모든 경우가 오늘의 핵심 키워드인 Tension(긴장도)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시험을 치는 동안 Tension은 절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긴장감의 정도는 시시각각 변화합니다. 그렇다면 긴장감이 너무 높으면 실수가 발생되는 걸까요?
네,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긴장감이 높다고 해서 실수가 발생하고, 긴장감이 낮다고 해서 실수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Tension의 급격한 변화입니다. 문제를 다 풀어놓고 마지막 순간에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Tension이 순간적으로 급격하게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휴.. 이제 다 풀었네’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 높았던 긴장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쉬운 주관식 문제를 어이없게 틀리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려운 객관식 문제를 풀다가 주관식 문제로 넘어가면 우리는 잠시 긴장이 풀리게 됩니다. 그때 어려운 객관식 문제를 풀면서 긴장도가 높은 상태였다면 쉬운 문제로 넘어갈 때 Tension의 급격한 하락이 일어나며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죠.
감정 + 행위 = ?
그러면 이러한 실수는 Tension이 높은 상태에서 낮아지는 경우에만 발생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뻔히 주어진 조건을 놓쳐서 쉬운 문제를 틀리거나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는 Tension이 낮은 상태에서 급격하게 높아지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근데 왜 쉬운 문제를 풀고 있는데 Tension이 높아지는 걸까요?
정답은, 쉬운 문제니까 빠르게 풀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조급함이 Tension을 급격하게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죠.
저는 학생들의 실수를 분석하면서 특이한 점을 발견한 적도 있었습니다.
바로, 쉬운 문제에서 조건을 놓치는 경우가 시험지 왼쪽 페이지의 첫 번째 문제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었죠. 저도 수험생 때 왼쪽 페이지의 첫 번째 문제를 틀린 경험이 많았지만, 처음에는 그냥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의 실수 데이터를 수집하면 수집할수록 이러한 경향이 뚜렷해지는 것을 확인했고, 학생들을 면밀하게 관찰한 결과 이 특이한 현상의 원인 또한 Tension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왼쪽 페이지의 첫 번째 문제들을 풀기 직전에 학생들이 매번 꼭 해야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네, 페이지를 넘기는 행위이죠. 쉬운 문제이니 빨리 풀어야 한다는 조급함과 물리적으로 페이지를 빠르게 넘기는 행위가 더해지면서 다른 문제를 풀 때보다 Tension이 순간적으로 더 높아지기 때문에 해당 문제의 초반부에 뻔히 주어진 조건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슥- 지나치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저는 이렇게 Tension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생기는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간단한 방법을 학생들에게 알려줌으로써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었습니다.. 제가 실제로 수험생 때 쓴 방법인데 처음엔 조금 의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처음에는 이게 진짜 도움이 되나..?라는 생각을 하다가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신기해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더 많았거든요.
부적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정말 간단합니다.
우선 앞서 말씀드렸듯 Tension의 급격한 변화가 실수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Tension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특정한 상황에서 잠시 1초라도 멈추는 겁니다. 즉, Tension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에 ‘아 지금 내가 실수에 매우 취약한 상태이구나’를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그 순간 실수를 범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실제로 수험생 때 수학 시험이 시작되면 시험지를 빠르게 넘기면서 모든 페이지의 상단 모서리에 “ㅎ”이라고 다 써놓고 돌아와 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조급함에 Tension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경우에 그 ㅎ을 보고 잠시 마음을 가다듬었고, 어려운 문제를 풀다가 쉬운 문제로 넘어갈 때도 ㅎ을 보면서 과도하게 긴장이 풀리는 것을 방지하였습니다. 반대로 ㅎ을 보면서 Tension을 점검하기도 했죠.
문제가 막혀서 고민하다 실마리를 찾아서 풀 수 있게 되었을 때, ‘아, 됐다!’라는 생각이 들어 Tension이 순간 느슨해지면 ‘지금이 취약한 상태야’라고 인지하고 조금 더 집중했습니다. 이 방법을 통해 저는 Tension과 관련된 어이없는 실수의 빈도를 줄여나갔고, 고3 첫 수능을 준비하며 모든 시험에서 실수를 했던 저는, 두 번째 수능을 치면서는 어떠한 실수도 하지 않고 가형 1등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고3 때의 저처럼 수학 실수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수많은 학생들에게도 이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줄여주었구요. 학생들은 이걸 ㅎ부적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방법으로 모든 수학 실수를 100%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수학 실수를 막는 방법 또한 기회가 되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다가오는 9평에서는 오늘 말씀드린 단 한 가지 방법만이라도 실천해 봅시다. 그리고 9평 당일날 처음으로 적용해 본다면 오히려 어색할 수 있으니 9평을 준비하는 남은 기간 동안 실전 연습을 하며 미리 적용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모두들 9평 때 말도 안 되는 실수로 인해 본인의 실력이라면 마땅히 받아야 할 점수를 잃는 경우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칼럼을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이번 한 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
0 XDK (+1,000)
-
1,000
-
아님 의대증원 고려해도 힘듦…?
-
받는게 나아요? 텔그 기준 70퍼 뜨던데 ㄹㅇ
-
미국 여판가
-
요즘 왜 안나옴뇨 트럼프 뽑힌김에 선서 한번 더 하면 안됨뇨
-
반수 고민 0
현역 23331인데 공부하느라 지쳐서 반학기동안은 놀고 싶은데 휴학하고 반수하면...
-
올1컷으로도 경제경영 택도 없네 ㄷㄷ 작년엔 성적 택도 없어서 폭난거만 알앗는데 이정도일줄은..
-
제가 언매가 87점인데 2컷이 85,86정도더라고요 근데 둘다 제 점수 기준 표점이...
-
과탐필수땜에 안날수도 있을거같음
-
돈보다는 2
마음이 내게는 더 와닿아~
-
면회 좀 와라 7
찰옥수수 아이스크림 400원임
-
야수의 심장으로 연경 서울대 고학부 간다 ㅇㅇㅇ
-
빠빠뇨
-
9평 33311이고 강남대성 스투와 강남대성 위업 사이에서 고민 중입니다. 강대스투...
-
555 조합 간다 막바지 칸수 기준으로 말하는거에요… 지금은… 믿지않아
-
잠깐만 자고 다시 공부할게요
-
ㅜㅜㅜ
-
현역들을 위한 글이다. 기초 예시) 한 옯붕이가 백분위 96 96 1 96 96 을...
-
토익 공부 0
수능영어 1 거의 나오고 가끔식 2뜨는 실력인데요 이정도 실력이면 기출만 풀고...
-
24학년도 수능 미적 88점입니다 공통 22번 1틀 선택 28 30 2틀 해서 88...
-
우린 남이니까 0
가조쿠가 아니니깐
-
트랙길이는 아마존 익스프레스랑 비슷함.(500m?600m) 중간에 힘들면 쉴수있음,...
-
커뮤에선 모두 게이지 뭐 게이게이야...
-
광명상가 인가경 삼여대 가능할까요? 자연계, 공대 지망합니다 그리고 이번주에 동덕...
-
가정 불화라던가 기타 등등 이유로 독립하실 분들 앞으로의 삶을 응원합니다 다들 독립...
-
대 범 준 신 범 준 황 범 준 ㅋㅋㅋ
-
사실 여사친도 없고 수능 이후로 개백수처럼 방구석에 쳐 박힌 채로 아무 것도 안...
-
걍 ㅂㅅ같은 애니프사 달면서 역한 말투에 이상한 글만 올려도 뭐라 안하는데 게이는...
-
ㄹㅇ 국어 1틀 좀 아깝다....... 100맞았으면 더 좋았을거같음 과외같은거 할때나 조교할때
-
주관식 다 맞는거 자신있는 강사 없을꺼임 시간압박속에 알아도 틀리는 경우 많음
-
욘세이과잠 2
-
현실세계에서 노느라 못 봤어요
-
진짜게이가잇겠냐고 10
씹덕들 2D에서 여자그려놓고 남자라 우기는거 뇌이징 돼서 그런 컨셉 잡는거지...
-
올수 지구 42점인데 내년 3월부터 공부하는거 어떤가요 2
지구과학 특성상 휘발성이 강하고 물리나 수학처럼 n제를 일찍부터 많이 푸는건...
-
제 친구 저랑 성적 동일하고 국어는 제가 더 잘봤는데 전 영어 3고 걘 2라 걔는...
-
스나이퍼들 땜에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겠어요..ㅠ
-
확통 공부해볼까 2
고1때한 경우의수 말고 아무것도 모르는데 문과 친구들 과외해주고 싶음
-
들어갔더니 할거없어서 바로지움 ㅋㅋ
-
김유연 연대과잠 5
에서 연대과잠은 맞는데 김유연이 아닌 김나경이었다는거에요.
-
이제 슬슬 시작해야지......
-
진짜 웃긴새끼넼ㅋㅋㅋㅋ 지가 뭔데 칸타타대신 수락해준다 ㅇㅈㄹ함ㅋㅋㅋ 웃긴친구넼ㅋ
-
흔들어라 3
넵
-
간보기 ㄴㄴ 사이버 투기장 드가자
-
현역때 << 와 나 잘봤는데 국어때문에 대학 못갈듯 정작 국어 커하급에다가 국어를...
-
내가 비흡연자라서 인연이 없겠구만
-
나름 ky성적대인데도 센츄는 어림도 없네 문과기준 수능센츄면 서울대는 걍 가겠다 ㄷㄷ
-
아...
-
나도 저격 좀 0
배율이 안맞아서 못하고 있음뇨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매번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다음 주에도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ㅎㅎ
새로운 한 주도 응원할게요!!
안녕하세요!! 또 뵙네요ㅎㅎ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실전 팁들 앞으로도 소개해 드릴게요 :)
이번 주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칼럼 잘 보고 있습니다! ㅎㅎ 이런저런 일로 수능을 포기했다가 최근에 돌아오려고 준비중이라서요. 수능 때 과탐 과목 시간 없으면 말려서 망하는데 관련 칼럼 써주실 수 있나요? 국.수.영은 그래도 시간이 긴데 탐구는 30분이라서 더욱 시간관리가 힘든거 같아요
다음주 제목은 “빠나나챠챠샘의 조언”으로 부탁드립니다
ㅋㅋㅋㅋ제가 한 번 깊이 고민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쌤님
요새 수학 실모 풀며 항상 마지막에 단순한 사칙연산이나 문자 잘못보기 등으로 앞자리수가 바뀌는 경험을 많이 해서 너무 우울하고 답답했는데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은거 같습니다ㅜㅜ 우선 부적을 잘 적용해서 실모 연습을 더 해보겠습니다!
새로운 한 주도 응원할게요!
와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
다음 주말에 또 두 편의 칼럼으로 찾아뵐게요ㅎㅎ
ㅎ
20번을 자주 틀리는(오른쪽 페이지 마지막 문제) 아이는 어찌 해야할까요? 21,22는 맞으면서 자꾸 20번을 틀립니다 ㅠㅠ
혹시 이런 경우도 해법이 있을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