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PPL 칼럼 92호] 과학탐구, 수능 전 연계교재 똑똑하게 활용하기
안녕하세요! Team PPL 물리 팀의 이예진입니다.
슬슬 아침저녁으로 수능 냄새가 나고,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던 10월의 시작에 시험에 대한 불안함과 동시에 조금만 더 하면 끝이라는 설레임을 느낄 시기인데요. 이번 칼럼에서는 입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마지막 한 걸음을 돕기 위해 많은 학생이 수능 전날까지도 불안해하는 '수능 연계 교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수능 연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마 (저의 경험을 미루어보았을 때) 국어 수능 연계 교재는 교재가 나오자마자 구매하여 문장마다 밑줄 치며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작품의 형식, 시대 배경, 작가의 일생까지 달달 외우고, 더 나아가서는 교재에 나오지 않은 작품까지 찾아 익히셨을 겁니다. 하지만 과학탐구의 수능 연계 교재는 ‘안 챙기자니 불안하고, 그렇다고 열심히 챙기자니 수능 스타일(?)이 아닌 것 같고, 지나치게 지엽적인 것 같고, 공부를 했어도 연계가 체감이 될지 모르겠는’, 수험생 입장에선 여러모로 계륵과도 같은 존재겠죠.
실제로 이맘쯤 과외 학생들에게 많이 받는 질문이 "수능 연계 교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같은 질문인데요. 이를 위해 우리가 연계 교재를 공부하는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작가나 작품이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국어와는 달리 과학탐구는 문제에서 그만큼 '완벽하게 동일한 상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공부하고 들어가도 체감이 안 되던데요?"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이는 과학탐구라는 과목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생각입니다.
시험범위가 한정적인 과학탐구는 신유형 문제에서 ‘기존과 다르게 주어진 상황을 교과서적으로 해석하여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가’를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왜 이런 조건을 주지?'라는 의문이 드는 부분이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죠.
평소 감이 좋고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기존의 문제 트렌드를 잘 알고 있는 학생이라면 굳이 연계 교재에서 미리 접해보지 않았더라도 현장에서 핵심을 파악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단 하나의 변수라도 줄이고 평소의 실력을 전부 발휘하는 게 절실한 수험생의 입장에서 이러한 포인트는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반드시 챙겨가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연계 교재에서 챙겨가야 하는 '포인트'는 어떤 것이며 실제 수능에선 어떤 식으로 활용이 될까요? 올해 실시된 평가원 모의고사와 작년도 수능을 분석하며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보겠습니다.
1. 2024학년도 6월 모의고사 - 수능특강 연계
우선, 이번 수능특강에서 풀어보셨을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림도 익숙하고 상황도 익숙한, 어디서 많이 풀어본 듯한 문제지만 그럼에도 예상보다 질문을 많이 받은 문제인데요. 'A의 질량도, 중력도 모르는데 이걸 어떻게 푸나요?'라는 질문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 문제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기존 뉴턴 운동 법칙 문제 중 중력가속도를 이용한 많은 문제가 가속도의 비를 이용하여 해결하게 되어있었기에 놓칠 수 있는 포인트는 '가속도가 정확하게 주어졌다'라는 점입니다. 또한, B, C의 질량과 중력 또한 문제에서 주어져있기에 실제로 우리가 모르는 것은 A의 질량, 중력뿐이죠. 따라서 이를 이용하여 각 식에서 전체 계의 운동방정식을 세울 수 있습니다.
위의 두 식을 연립하여 이 문제에서 구할 필요가 없는 값인 c가 빗면에서 받는 힘을 소거한다면 문제에서 물어보는 값인 c의 질량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런 형태의 문제가 시험에서는 어떤 식으로 변형되는지를 살펴봅시다.
이번 6월 모의고사 1페이지 5번으로 출제된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1페이지의 문제답게 어렵지 않게 풀고 넘어간 친구도 있을 것이고, 이상하리만큼 답이 안 나와서 계산만 열심히 하다가 결국 찍거나, 주위의 시험지 넘어가는 소리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풀어 맞추더라도 시간을 한참 할애한 친구도 있을 것입니다.
전자의 학생이 후자의 학생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자의 학생도 어떤 문제에서는 후자의 학생처럼 문제를 풀 수 있으며, 그 역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는 문제 풀이 스킬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2~3등급의 중상위권 학생들에게서 자주 보이는 현상입니다. '운 좋게' 적합한 조건이 잘 보이면 쉽게 풀고 넘기고, 그렇지 못하면 고전하는 거죠.
그렇기에 학생들에게 시험 후 체감 난이도를 물어볼 때, 역학은 비역학에 비하여 큰 개인차를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식을 이용한 계산을 해야 하는 역학 문제는 풀이 과정에서 반드시 계산 시간이 투자되기에 올바른 포인트를 잡아 해결하지 않으면 문제 풀이 시간이 몇 배로 뛸 뿐만 아니라 시험 중 멘탈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의 바른 풀이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 문제 또한 수능특강의 문제와 유사하게 전체 계의 운동방정식을 세움으로써 해결이 가능합니다.
이번에도 구할 필요가 없는 c가 빗면에서 받는 힘을 소거하는 방향으로 식을 연립하면 해결이 되는 문제였습니다.
이렇듯 올해 연계된 문제들은 유사한 부분을 꽤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1) 전체적인 문제의 형태 (단원, 그림 등)
2) 문제 풀이 과정 (전체 계의 운동방정식, 식 연립)
이번 모의고사에서는 상당히 체감이 되는 연계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그렇다면 수능에서는 어떤 식으로 연계를 체감할 수 있을까요? 정말 이 정도로 도움이 되는 연계가 있을까요? 작년에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6번 문제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2.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수능특강 연계
풀이 과정만 보면 새로울 게 없는 운동량보존법칙 문제인데요. 2022학년도부터 꾸준히 출제된 'A와 B 사이의 거리'-시간 그래프의 기울기가 상대속도를 의미한다는 것을 이용하는 유형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B의 속도'를 살펴보겠습니다.
문제를 풀며 B의 속도 설정을 어려워했던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습니다.
1. A가 이상하게 생겨서 당황했어요.
2. 그래도 8m/s 일 거 같기는 했는데...
3. B의 입장에서 B의 속도는 4m/s 아닌가요?
단순히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은 "모든 운동은 상대적이기에 '관찰자'를 동일하게 설정해야 한다."입니다.
A는 수평면에 대해 정지해있는 관찰자 입장에서 속도를 파악하고 B는 A와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는 관찰자 입장에서 파악했기 때문에 생긴 오류라는 것이죠.
이 문제의 핵심이 이것만은 아니었고, 분명 어렵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간 친구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한 번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수능이라는 시험에서 '움직이고 있는 A 위에서 움직이는 B의 속도'라는, 평가원에서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상황이 나왔을 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풀이에 확신을 가지며 문제를 풀어낼 학생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 대해 어떤 식의 힌트를 미리 얻을 수 있었을까요? 같은 해 수능특강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역학적 에너지 보존에서 운동량·충격량을 이용하는 문제로 지금까지 출제된 문제들과 풀이과정이 유사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처음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B랑 D는 왜 저렇게 생겼지?'라는 의문이 드실 건데요, 이전 수능 문제에서 'A가 왜 저렇게 생겼지?'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과 똑같은 맥락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기존과 동일하게 두 개의 원형 물체들이 충돌 후 함께 이동한다고 해도 충분한 상황인데 굳이 ㄱ자 형태 물체 '아래에 끼어들어가서' 이동하는 형태는 충분히 낯설게 느껴질만합니다. 여기서는 단순히 ‘상대속도가 0인 물체들(=한 덩어리가 되어)은 속도가 같다’로 받아들이면 되는 문제였지만 수능에서는 '그럼 상대속도가 4m/s인 상황은 어떡할래?'라고 한 층 발전한 형태의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죠.
따라서, 수능특강의 문제를 풀면서 한 번이라도 '저거 왜 저렇게 생겼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친구들이라면 상대속도가 0인 물체들은 같은 속도로 놓고 풀었던 기억을 통해 자신의 추리에 확신을 얻을 수 있겠죠.
이처럼 수능 연계 교재는 우리가 수능장에서 접할 ‘새로운 상황’, 혹은 '놓칠 수 있는 포인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타임 어택이 심하기에 멘탈 관리가 필수적인 과학탐구에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부분이죠.
따라서 연계 교재를 공부할 때는 단순히 문제를 풀어서 맞추고, 틀리면 대충 답지를 보며 '아~' 하고 넘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학생들이 연계 문제를 공부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소위 '사설틱'한 문제들은 공부할 필요가 없다며 쿨하게 버리는 학생들이 꽤 보이는데요. 오히려 그런 '사설틱'한 문제일수록 특이한 상황에서 위화감을 느끼며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공부가 필요할 것입니다.
수능이 한 달 남짓 남은 이 시기, 슬슬 한 해의 공부를 마무리하고 계실 텐데요. 이 글이 수능 연계 교재의 핵심을 파악해서 정말 필요한 것들을 챙겨가시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결과를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_^
칼럼 제작 |Team PPL 물리팀
제작 일자 |2023.10.08
Team PPL Insatagram |@ppl_premium
*문의 : 오르비 혹은 인스타그램 DM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웃겨서 보낸 줄 알았는데 진심으로 꼴렸다함.. 댓글들도 막 어어 왜서노 ㅇㅈㄹ하는데...
-
23년 12월 11일 ibm 초전도체 양자컴퓨터 시연하고 그 뒤로 쭉 폭락이었는데...
-
한 문제 남았다 2
이것만 풀고 두시간만 자야지
-
이쁠수록 은근 성적인 욕구있더라
-
달다 달아
-
그냥 경희대라고ㅋㅋㅋㅋ 뭔 2000년대도 아니고 이원화 인식이 얼마나 안잡혀있으면...
-
삶을 책임지지는 않습니다 사실 그 대학 내에서 상대적으로 못나면 다시 열등감 들어서 도돌이표입니다
-
오노추 4
러시아라고 넘기지 말고 한번만 들어봐요
-
옯붕아
-
그런느낌의 노래를 젛아해요
-
내 꿈 꿔
-
인스타 계엄령 3
이참에 크리스마스 지나고 들가야겠다.... 친구들의 기만으로 점철된 스토리를 도저히...
-
응애 2패 꼬1기 1승 1패 다음상대가 되주실분?
-
1. 실력은 충분한데 본인이 스스로를 깎아먹는 스타일 이런 케이스는 입시 좀...
-
굿나잇 8
굿밤
-
간판도 따고싶고 과도 원하는데로 가고싶음 답은 [4수]다
-
계획 실패 0
졸리므로 실패 허수니까 다시짬 학교-강의 마저+복습×2, 시험범위 전체...
-
내가제일좋아하는 연예인이랑 결혼하기
-
수리 논술 0
인문수리 논술 봤습니다. 모든 문제 다 풀었고 정답도 다 맞는 것 같은데 실수...
-
다시봐도 지렸다
-
입시를 보다보면 4
열심히 노력하시는 대단한 분들 보면서 난 왜 열심히 하지 못했을까 난 왜 현실에...
-
굳이누구에게물어보지않아도알기때문이다
-
진짜 굿나잇 7
이번엔 이상한 꿈좀 안꾸면 좋갯다
-
재설치중..... 옯스타만 이상해
-
탈릅하고 싶다 7
근데 할 용기가 없다
-
삼반수 하긴 할거 같은데 짜피 여깃는 사람들 전부 합격해서 박탈감 지릴거같음
-
배고파요 4
-
뭔가모순적인말같긴한데
-
그게 나야 바 둠바 두비두밥~ ^^
-
어캐했누
-
아오 3
크아악
-
정신과중딩부터가고 고1때 정병때매자퇴갈기고 지금까지 대학도 못가고...
-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 내에서 답해드림뇨
-
ㅈㄴ하기싫은데 애들다 인스타하네요...
-
배고파요 9
오늘 하루종일 먹은 게 구운계란 2개에 탐스제로 1캔
-
올오카 하면서 매월 승리만 풀어도 문제 충분하려나여
-
오르비 가입햇을때도그렇고 오르비 첫글썻을때도그렇고 계정 삭제하고 재가입햇을때도글고...
-
차단이 차단이 아니야
-
블런더만 3번을 했어 ㄷㄷ
-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는 걸까
-
여친 ㅇㅈ 4
고2때임...
-
고컴가고싶다 5
고컴개핵빵나라
-
올해도 변표 과탐 유리하게 내면 고대 문과 컷 주루룩 올라갈까요 개무서움
-
신청한지 한달이넘었는데 아직8일을기다려야한다고??
-
좋은거겟지?
-
인스타나만이러냐 4
하아 릴스버ㅏ야하는데
-
높은 학벌이여도 취업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데 그냥 대체불가능한 인력 자원이 되는...
-
근데진짜 으울한거 누구한테 말안하면 죽을거같은때가 잇음 1
이제그정도로 힘들면 병원가야함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