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훗오호홋 [812951] · MS 2018 · 쪽지

2022-12-21 17: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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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칼럼] 지문이 아니라 문제를 보자 (만유인력 지문 2019학년도 국어 3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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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어 강의의 트렌드는 지문에 대한 세부적인 이해를 강조하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풀어야 되는 것은 문제라는 점을 다시 한번 얘기하고 싶다




2019학년도 수능 31번 문제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명쾌한 해설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항상 나를 괴롭히는 문제였다. 해설지들을 모두 살펴봐도, 결국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세세하게 내용을 따져가면서 풀어야 하는 문제로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좋은 해설을 할 수 있게 되었기에 이 자리를 빌어 설명하면서 문제 풀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31. <보기>를 참고할 때, [A]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기>


구는 무한히 작은 부피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부피 요소들이 빈틈없이 한 겹으로 배열되어 구 껍질을 이루고, 그런 구 껍질들이 구의 중심 O 주위에 반지름을 달리하며 양파처럼 겹겹이 싸여 구를 이룬다. 이때 부피 요소는 그것의 부피와 밀도를 곱한 값을 질량으로 갖는 질점으로 볼 수 있다.




(1) 같은 밀도의 부피 요소들이 하나의 구 껍질을 구성하면, 이 부피 요소들이 구 외부의 질점 P를 당기는 만유인력들의 총합은, 그 구 껍질과 동일한 질량을 갖는 질점이그 구 껍질의 중심 O에서 P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같다.


(2) (1)에서의 구 껍질들이 구를 구성할 때, 그 동심의 구 껍질들이 P를 당기는 만유인력들의 총합은, 그 구와 동일한 질량을 갖는 질점이 그 구의 중심 O에서 P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같다.




(1), (2)에 의하면, 밀도가 균질하거나 구 대칭인 구를 구성하는 부피 요소들이 P를 당기는 만유인력들의 총합은, 그 구와 동일한 질량을 갖는 질점이 그 구의 중심 O에서 P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같다.




① 밀도가 균질한 하나의 행성을 구성하는 동심의 구 껍질들이 같은 두께일 때, 하나의 구 껍질이 태양을 당기는 만유인력은 그 구 껍질의 반지름이 클수록 커지겠군.


② 태양의 중심에 있는 질량이 m인 질점이 지구 전체를 당기는 만유인력은, 지구의 중심에 있는 질량이 m인 질점이 태양 전체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크기가 같겠군.


③ 질량이 M인 지구와 질량이 m인 달은, 둘의 중심 사이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으면서 질량이 M, m인 두 질점 사이의 만유인력과 동일한 크기의 힘으로 서로 당기겠군.


④ 태양을 구성하는 하나의 부피 요소와 지구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은, 지구를 구성하는 모든 부피 요소들과 태양의 그 부피 요소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들을 모두 더하면 구해지겠군.


⑤ 반지름이 R, 질량이 m인 지구와 지구 표면에서 높이 h에 중심이 있는 질량이 m인 구슬 사이의 만유인력은, R + h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으면서 질량이 M, m인 두 질점 사이의 만유인력과 크기가 같겠군.








결국 이 문제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발문이다.




<보기>를 참고할 때, [A]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발문을 다시 보면 우리가 늘상 보던 보기 문제와 다른 부분이 보일 것이다.


일반적인 보기문제에서는 [A]를 참고할 때, 윗글을 바탕으로 등으로 시작하는데 비해 이 문제는 <보기>를 참고하라고 나와 있다는 점을 먼저 강조하고 싶다.


이와 동시에 일반적인 보기 문제에서는 <보기>에 대한 이해를 물어보는데, 이 문제의 경우 [A]에 대한 이해를 물어보고 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보통의 보기 문제와 물어보는 것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이 문제에서 물어보는 것은 무엇인가? 


[A]에 대한 이해 즉, 지문의 [A] 부분과의 내용 일치라는 점이다.




그러면 지문의 [A] 부분을 다시 확인해보자




1. 17 세기 후반에 뉴턴은 태양 중심설을 역학적으로 정당화하였다. 


2. 그는 만유인력 가설로부터 케플러의 행성 운동 법칙들을 성공적으로 연역했다. 


3. 이때 가정된 만유인력은 두 질점이 서로 당기는 힘으로, 그 크기는 두 질점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4. 지구를 포함하는 천체들이 밀도가 균질하거나 구 대칭을 이루는 구라면 천체가 그 천체 밖 어떤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은, 그 천체를 잘게 나눈 부피 요소들 각각이 그 천체 밖 어떤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을 모두 더하여 구할 수 있다.


5. 또한 여기에서 지구보다 질량이 큰 태양과 지구가 서로 당기는 만유인력이 서로 같음을 증명할 수 있다. 


6. 뉴턴은 이 원리를 적용하여 달의 공전 궤도와 사과의 낙하 운동 등에 관한 실측값을 연역함으로써 만유인력의 실재를 입증하였다.




지문의 [A]부분은 총 여섯문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때, 문제 풀이와 밀접하게 관련된 핵심적인 부분은 3번 문장과 4번 문장일 것이다.


특히 여기서 4번 문장에 주목해보자.




지구를 포함하는 천체들이 밀도가 균질하거나 구 대칭을 이루는 구라면 천체가 그 천체 밖 어떤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은, 그 천체를 잘게 나눈 부피 요소들 각각이 그 천체 밖 어떤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을 모두 더하여 구할 수 있다.




이 문장에 따르면 천체가 천체 밖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을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부피 요소들 각각이 외부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을 더하면 된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2번 선지에 따르면

② 태양의 중심에 있는 질량이 m인 질점이 지구 전체를 당기는 만유인력은, 지구의 중심에 있는 질량이 m인 질점이 태양 전체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크기가 같겠군.

이라고 해서


천체 내부 질점이 외부 천체 전체를 당기는 만유인력을 구하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만 봐도 선지가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견으로는, 원래 이 문제는 처음에는 단순한 지문과의 내용 일치 문제로 출제가 됐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다시 한번 아까 [A] 부분에서 

2번 선지의 근거로 삼았던 4번 문장에 따르면


천체가 그 천체 밖 어떤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은, 그 천체를 잘게 나눈 부피 요소들 각각이 그 천체 밖 어떤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을 모두 더하여 구할 수 있다.


④ 태양을 구성하는 하나의 부피 요소와 지구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은, 지구를 구성하는 모든 부피 요소들과 태양의 그 부피 요소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들을 모두 더하면 구해지겠군.

지구 외부의 하나의 질점(=태양을 구성하는 하나의 부피 요소)를 당기는 지구의 만유인력은 지구 부피요소들 각각이 지구 외부의 하나의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의 합이다.


또한 나머지 선지에 대해서는 3번 문장을 보면

만유인력은 두 질량에 비례하고, 둘 사이의 거리에 반비례한다.


3번 선지

③ 질량이 M인 지구와 질량이 m인 달은, 둘의 중심 사이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으면서 질량이 M, m인 두 질점 사이의 만유인력과 동일한 크기의 힘으로 서로 당기겠군.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는 동일하니까 거리는 무시할 수 있고, 두 질량에 비례하니까 당연한 말이다.


5번 선지

⑤ 반지름이 R, 질량이 m인 지구와 지구 표면에서 높이 h에 중심이 있는 질량이 m인 구슬 사이의 만유인력은, R + h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으면서 질량이 M, m인 두 질점 사이의 만유인력과 크기가 같겠군.


마찬가지로 거리는 동일하니까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니고 질량이 동일하니까 만유인력은 동일하다.


그렇지만 지문에서 설명이 부족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부피요소=질점 등)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보기를 제시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는데 그 보기의 내용이 지나치게 정보량이 많고 표현이 어려웠다는 사실 때문에 난도를 높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튼, 결국 지문에 대한 독해만이 아니라 문제에서 물어보는 것이 무엇인지 세세하게 접근하는 것 역시 국어 공부에서 중요한 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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