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bloff [889122]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2-09-23 20:13:01
조회수 5,830

[칼럼] 이쯤에서 다시 보면 좋을 법한 수능 수학 칼럼 재업

게시글 주소: https://video.orbi.kr/00058498229

예전에도 한 번 올렸던 


"수능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나요?" 라는 내용의 칼럼인데


이 시기에 뭘 할지 모르겠거나 뭘 하긴 하는데 성적이 잘 안오르시는 분들 보시면 좋을거 같아서


다시 들고 왔습니다. 


열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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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에 저에게 네이버 쪽지로 수학 공부를 어떤 식으로 해야할지에 대한 질문이 왔고 이 글은 거기에 제가 해드린 답변을 질문하신 분 이름 빼고 약간의 내용을 더 첨가해 각색한 글입니다. 


글에 앞서 필자는 수능 수학 문제를 만든지가 6년이 되었을 뿐, 수능 수학을 푸는 방면에 있어서는 전혀 실력자가 아님을 밝힙니다. 필자는 수학을 인강이나 학원없이 개념서를 가지고 독학했습니다. 이 글은 지금까지 제가 수학 공부를 해온 방식과 수학 문제를 만들면서 느낀 점들을 가지고 쓴 글이므로 개인적 견해가 많이 들어가 있고, 보시는 분들은 적당히 걸러 들으시면 됩니다.





Q. ~ (중략). 현재 기하를 선택하고 있고, 연습과정에서 실수없이 모의고사를 풀면 공통에서 3~4문항 정도를 못풀게 되는 실력입니다. 모르는 문항이 나왔을 때, 해설지를 보면 아 그랬구나가 느껴지는데, 수능장에서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확실히 맞출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생기질않는데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해야 할까요?






A. 순수 수학 실력과 수능 + 모의고사를 푸는 수학 실력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당연히 두 개가 다 받쳐주면 좋겠지만 굳이 OO님의 목표가 수학 관련 진로가 아니라면 고등학교 수학 수준에서 수능 + 모의고사를 푸는 수학 실력을 키워서 30문항을 시험장에서 빠르게 풀어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게 맞는 방향으로 보입니다.



지금 공통에서 3~4문항 정도 못 풀게 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아마 12 13 14 15 21 22 중에 4문항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봐온 이 문항들을 못 푸는 학생들의 70프로는 문제 발문을 보고 어떤 개념을 떠올려야 하는지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대충 문제 발문 보고 옛날에 푼 문제들 기억 중에 비슷한 거 몇 개 들고 와서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마인드로 시도해보다가 시간만 날리고 있는건 아닌지 잘 생각해봐야합니다.



이런 문제 해결력 부족의 해법은 생각보다 간단한데, 문제 발문을 보고 '옛날에 푼 문제들 기억'을 들고 오지 말고 문제 발문에 맞는 '수학 개념'을 가져오세요. '함수가 실수 전체의 집합에서 연속' 이라고 했으면 0.5초 정도라도 연속성의 요소를 머리에서 훝어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 '이 발문은 무슨 개념을 쓰라고 적어놓은 걸까?' 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지면서 문항을 푸는 연습을 하세요. 힘들더라도 독학에서 이 과정 없이는 절대 1~2등급 안정권 안으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수능 수학 좀 한다는 사람들 붙잡고 물어보세요. "머릿속으로 발문을 보고 어떤 개념을 써야할지 떠오르시나요?" 라 물으면 단 한명도 빠짐없이 그렇다고 할 겁니다. 만약 질문을 던지는 과정 없이 수학을 잘해졌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개념을 떠올리는 능력' 없이 수학을 잘해진 게 아니라 문항을 그냥 많이 풀다보니, 또는 인강 선생님 말씀을 잘 복습하다보니 저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진 겁니다.



저 능력이 충분히 길러졌다면, 이후에 문항에 흩어져 있는 조건이 뭘 결정 하는지를 보면서 문항을 푸세요. 흔히 드는 예시로 미지수 3개를 결정하려면, 적어도 미지수 3개 분량의 조건을 찾아야 합니다. 삼각형의 한 변을 구하라고 했다면, 적어도 그 변을 결정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문제 발문에서 찾아야 합니다. 문제에서 구하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문제를 보자마자 파악한 후, 문항의 조건이 구하라는 것과 어떤 관계에 있는 지를 생각 해보는 것만큼 수학 문제 풀이에 있어서 정직한 길이 없습니다. 한완수 보셨다고 했는데, 이는 한완수에서 말하는 필연성의 개념과도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위 능력까지 다 갖췄다면, 비로소 그때야 어떻게 하면 수능 수학을 날먹할지를 고민할 때가 되었습니다. 어떤 N제를 풀어야 수능 수학 시험지 문항에서 익숙한 문항을 발견할 수 있을지, 다항함수 적분 공식을 어디까지 외울지, 삼각함수 도형 문제에서 식을 어떻게 근사시켜서 빠르게 풀어낼지 등등이요. 기하라고 하셨으니까 한완수에서 심화 개념으로 소개하는 일마코분의 이피 같은게 해당할 수 있겠네요. 



위 세 과정을 거치셨다면 수능장에서 망해도 1~2등급 사이가 진동하는 실력이 갖춰집니다. 그날 컨디션과 운좋으면 100점 맞는거고, 컨디션이 나빠 망했다고 해도 하한선 자체가 높아져서 9모 1등급이 수능 3~4등급으로 추락하는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과목 선택이 마음에 안듭니다. 작년 수능 시험지를 보고도 왜 기하를 선택하신지 잘 모르겠어요. 작년 미적과 기하 수능 시험지만을 순수하게 비교했을 때, 기하 1컷이 미적 1컷보다 높을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 1컷은 응시인원의 영향으로 미적 88점, 기하 89점으로 기하가 1점 높았습니다. 기하는 지금 응시인원이 소수입니다. 그것도 꽤 많이요. 지금처럼 공통/선택을 합쳐서 점수를 내는 이런 상대평가 시험에서 인원수가 소수라는건 상당한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평가원이 시험 난이도를 쥐고 흔들면, 미적은 난이도가 컷에 반영되겠지만, 기하는 소수여서 그냥 대다수 응시자가 컷과 함께 흔들릴겁니다. 이래도 미적 대신 기하가 하고 싶으시다면, 공통을 다 맞을 각오로 공부하세요. 그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의 전부인거 같습니다.

rare-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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