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된 천재를 아십니까? [953466]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2-03-25 00:59:16
조회수 21,953

브레턴우즈 지문의 완벽한 이해

게시글 주소: https://video.orbi.kr/00055737322

우선 브레턴우즈 지문을 읽어봤다고 가정하고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바로 밑에 제시한 문단부터 읽어 보시죠



금 준비량 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타국 통화의 평가 절상을 제시했는데 왜 그런지 이해하셨습니까?

예를 들어서, 환율이 1$=1000원이었다가 원화의 평가 절상으로 인해 1$=500원으로 바뀌면, 기존에는 만원을 환전하면 10$밖에 못 얻었지만 이제는 만원으로 20달러를 환전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면 타국 통화의 평가 절상은 타국이 달러화를 더 많이 갖게 함으로써 금 준비량의 급감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는 거 아닌가요?


여기서 우리는 환율과 경상 수지의 관계에 대한 배경 지식이 필요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환율과 경상 수지의 관계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다면 이 글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달러화가 어디서 거래되는지 생각해보면 환율과 경상 수지의 관계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문단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으니 제가 환율과 경상 수지의 관계에 대해 말하기 전에 여러분들이 먼저 생각해보세요.



생각해 보셨나요? 환율에 대한 개념을 어느 정도 정확히 알고 있는 분들은 타국의 입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환율이 하락(평가 절상)하면 경상 수지가 악화(적자의 폭이 늘어나거나 흑자의 폭이 줄어드는 것)함을 알 수 있습니다.


자 이제 환율과 경상 수지의 관계를 파악하지 못하신 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보겠습니다. 타국의 입장에서 달러화는 어디서 얻을까요? 그것은 지문에도 나와 있듯이 국제 거래에서 얻을 것입니다. 국제 거래에는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입 외에도 다른 거래가 있지만, 지문에서는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만 제시되어 있으므로 우리도 그것만 고려합시다. 그렇다면 타국의 입장에서는 국제 거래에서 재화와 서비스를 수출함으로써 달러화를 얻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타국의 입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환율이 하락하면 경상 수지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예를 들어봅시다. A국의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환율이 1$=2000원이면, 이에 따라 A국에서 가격이 2000원인 상품(상품은 재화와 서비스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은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가격이 1$인 상품인 셈입니다. 그런데 A국의 달러화에 대한 자국의 환율이 1$=1000원으로 하락한다면, A국에서 가격이 2000원인 상품은 미국 소비자에게는 가격이 2$인 상품인 셈입니다. 미국 소비자들은 가격이 오른 상품을 이전보다 덜 소비할 것이고, 이로써 A국이 수출함으로써 얻는 달러의 양이 줄어들 것입니다.

타국 통화의 평가 절상(달러화 대비 타국 통화의 환율 하락)은 타국의 경상 수지를 악화시켜서 타국이 수출로 얻는 달러화의 양을 줄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타국 통화의 평가 절상이 금 보유량 부족의 해결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환율과 경상 수지의 상관 관계는 <보기> 문제의 4번 및 5번 선택지를 판단하는 데에도 필요합니다.



자 보기의 상황은 A국 통화에 대한 B국과 C국 통화의 평가 절상이 일어났습니다. 이에 따라 A국에 대한 B국과 C국의 경상 수지는 악화되었겠군요. 이는 상대적으로 A국의 경상 수지를 개선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5번은 정답이 아닙니다. 4번은 B국과 C국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A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의 환율이 더 많이 하락했으므로, C국 통화에 대한 B국 통화의 환율 역시 하락(평가 절상)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C국에 대한 B국의 경상 수지는 악화되었을 것이고, 이는 B국에 대한 C국의 경상 수지가 개선되었음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정답은 4번입니다.


(여담으로 보기의 상황은 플라자 합의로, 실제로 1980년대에 일어난 사건입니다. 지문에도 나와 있지만 A국은 미국, B국은 일본, C국은 독일에 해당합니다. 1970년대에 두 차례의 오일 쇼크를 겪은 1980년대의 미국은 대내적으로는 소득세 감면을 통한 경제 성장을 주장하는 레이건노믹스와 대외적으로는 소련의 군사력에 대응하는 군비 증대에 직면함에 따라, 늘어난 국채의 발행량이 금리를 높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문에 나와 있듯이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 후에도 달러화는 기축 통화로서 기능하고 있었는데, 미국의 높은 금리가 달러화의 국제 유동성 기능을 저해했기 때문에 달러화의 평가 절하 혹은 타국 통화의 평가 절상이 요구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교역하면서 많은 경상 수지 흑자를 보던 일본과 독일을 상대로 미국은 플라자 합의를 이끌어내었습니다. 브레턴우즈 체제와 플라자 합의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배경지식을 쌓는 용도로 플라자 합의를 알아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의 배경 지식을 요구하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출제되었으니까 배경 지식을 빡세게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환율과 경상 수지 간 상관 관계에 대해 이번에 제대로 아셨길 바랍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