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비틀 [410269] · MS 2012 · 쪽지

2014-12-13 18: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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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생 삼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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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을 마치고 저는 바로 재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저 자신에게 의미있는 스스로의 결정을 하고자 절에서 재수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일년 동안 정말 힘든 시간이 계속되었습니다. 아무도 깨워주는 사람도 없었고 밥은 입에 안 맞았고 청소와 빨래도 스스로 해야했습니다. 외로운 시간들 뿐이였고 혼자 그냥 묵묵히 해나가야 할 뿐이였습니다. 그중 가장 힘든것은 밥이 입에 맞지 않았다는것 입니다. 불균형한 식단때문인지 점점 공부를 하면서 살이 빠졌고 10키로 가까이 빠진 몸무게로 집중하는것을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부모님이 강제로 집으로 데려가셔서 3주 가량을 지내게 됩니다. 3주 동안 공부하기위한 몸을 만드는데 주력했고 그 이후, 100일간은 밖에서 재수하던 친구와 같이 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실력은 충분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마음과 몸이 문제였고 저는 의지가 아닌 열정으로 에너지를 모두 태워버렸기 때문에 후반부에는 더 이상 공부를 해나갈 힘이 없었습니다. 그냥 쉬고 싶은 마음뿐이였습니다. 그 결과 수능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울면서 겨울을 지내고, 이곳저곳을 다니며 혼자 생각하는 시간동안 결국 결정한것은 삼수를 하겠다는 것이였습니다. 쉬운결정은 아니였지만 이대로라면 앞으로의 평생에서 도전을 포기하고 그냥 주어진 결과에만 맞춰서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의 큰 첫 관문이라고 불리는 대입에서 실패한다면 앞으로도 실패에 익숙해질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게 싫었고 그래서 삼수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지난 일년동안 처럼 독학을 하는것을 생각했습니다. 저의 공부방법이나 시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같은 방식으로 하는것은 매너리즘에 빠질위험이 있었고 또한 스스로 힘이 다했다고 생각하는 상태에서 혼자 독학관리학원에서 해내는것은 힘이들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계동 학원가에 있는 강북청솔학원에 등록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공간에 많은 학생이 들어간다는 생각때문에 많이 답답하고 사람이 뿜는 열기때문에 버티기 힘들었던것은 사실이지만 학원에 선생님들께서 생각보다 학생관리를 잘해주시고 같은 패턴대로 움직이다보니 금방 적응되었습니다. 현재 사는 곳이 의정부인데 원래는 강남쪽으로 등록하려 했지만 학원에서 뜻밖에도 셔틀을 운영하더군요. 그 덕에 조금은 더 편하게 다녔던 것 같습니다. 모든 재수를 해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막상 학원에 들어가면 별 생각 안 들고 그냥 공부하게 됩니다. 일상처럼 아침에 셔틀타고 가서 아침수업듣고 점심먹고 수업듣고 자습하고 밥먹고 자습하다가 집에 오는게 무한 반복됩니다. 저는 혼자 공부하는 스타일이였기 때문에 담임선생님이 제 공부방식이나 방향을 끊임없이 체크해주시는 분 보다 저를 믿어주시고 기다려 주시는 분이 셨으면 했는데 다행히도 좌두옥 담임선생님이 저의 생각을 존중해 주셔서 일년동안 편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논술을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학원에는 논술수업이 있더군요 저는 진짜 아무 생각없었는데 이때 만약 논술을 안들었더라면 아마 지금 수시에 합격하는 일은 없었겠지요. 저는 이상하게도 정시에만 고집해 오다가 처음에는 흥미로듣고 나중에는 정말 열심히 들었습니다. 일년동안 저는 기출문제를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 6월과 9월 이후에는 자작문제를 만들어 모의고사형식으로 배포도 하면서 수능의 감을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또 학원수업중 좋았던 것은 학원에 배동근선생님이라고 계시는데 여태까지 공부했던 방식이랑 다르게 진짜 영어를 가르쳐 주셔서 영어를 재미있게 했습니다. 영어 원서로 수업하는 특강을 하셨고 저는 그 특강을 들었었습니다. 2015수능 영어에 맞는 방식이 아니라고 수업을 꺼리는 학생도 있었지만 저한테는 정말 좋은 수업이였고 지금도 집에서 영어를 혼자 공부할 만큼 흥미를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공부하는데 애먹었던것이 국어였는데 6월과 9월이 경향과 난이도가 전혀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대비하려고 시간을 투자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결과 2015 수능에서 첫 시간인 국어에서 문제를 쉽게 풀지 못했습니다. 1번 문제부터 답이 보이지 않았고 빠져나가는 정신을 붙잡으며 바로 비문학으로 넘어갔지만 비문학 또한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풀었습니다. 그 이후에 수학이나 영어는 생각보다 평이한 난이도였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던거 같습니다. 사탐은 한국사가 특히 어려웠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다행히도 베트남어를 공부해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정시로는 아주 좋지않은 성적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년동안 후회없이 공부했고. 그 결과에 상관없이 받아들이기로 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바로 수시를 준비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학교의 기출문제를 풀어보며 그 학교가 원하는 느낌의 글을 익혔고. 집에서는 공부하기가 어려워서 빈 강의실이 많은 학원에 일부러 매일 나와서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ㅅ대학교 경영학과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삼년이라는 입시기간동안 매분매초 더욱 나아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너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긴시간을 보낸것이라고. 하지만 저는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학원에서 일요일 자습 의무시간이 끝나고 나서도 항상 남아서 공부했습니다. 수능은 정말 노력만으로 되는것은 아닙니다. 운이라는 요소도 분명히 존재하고, 그 외에 건강이나 정신적인 강인함이 필요합니다. 저도 정시만을 생각하며 실력으로 모든것을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수능을 준비 했지만 결국 수시로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곧 수능을 치실분이 있으시다면 대학에는 반드시 한가지 방법뿐이라는 생각을 하지마시고 여러가지 가능성을 다 생각해 보시는것을 추천합니다. 또 이번수능을 정말 누구보다도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신분들은 그것이 본인의 노력이 부족했기때문만이라고 생각하시지는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패인은 공부의 방향이였을 수도 있고 본인의 멘탈문제였을 수도 있으며, 건강일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다시 수능을 준비하신다면 이점을 유의하시어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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