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윤리] 혜윰 자료 오개념 논란?!
1. 레건의 유정성 개념?
혜윰 수능윤리 연구소 생활과 윤리 6평 분석서 21p
혜윰 수능윤리 연구소는 여기서 분명 레건의 유정성 개념은 싱어와 달리 삶의 주체 개념과 같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교육청 기출문제와 충돌하는 면이 있습니다.
올해 5월 시행된 학력평가 문항입니다. 갑은 싱어, 을은 테일러, 병은 레건인데, 레건이 싱어와 테일러에게 제기할 비판으로 “유정(有情)적 존재라도 도덕적 지위를 갖지 못할 수 있음을 간과한다.”가 옳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렇다면 혜윰의 서술은 명백히 틀린 것일까요?
먼저 혜윰이 6평 분석서 21p의 [심화 주제 분석]을 작성할 때 참고한 자료는 레건의 저서 『동물의 권리』였는데, 해당 자료에서는 “유정성을 가진 고등 동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뿐 아니라 “유정성이라는 내재 가치”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육청 기출문제의 서술을 보면, 교육청은 ‘유정성’이라는 단어를 ‘쾌고 감수 능력’과 같은 의미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 만일 유정성이 반드시 쾌고 감수 능력으로만 해석된다고 하면, 레건은 모든 유정적 존재가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라는 주장에는 반대할 것입니다.
아마 이는 번역상의 차이에서 나타난 불일치라고 여겨집니다. 혜윰에서는 레건의 『동물의 권리』를 인용했지만, 이를 제3자가 번역해 놓은 번역본만을 참고했을 뿐, 영문 원본을 찾아 읽지는 않았습니다. 레건이 실제로 본인의 저서에서 사용한 영단어가 ‘쾌고 감수 능력’이라는 의미의 단어가 아니었음에도 해당 자료를 번역한 제3자가 이를 ‘유정성’이라고 번역한 데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면 저희가 참고한 자료의 번역자와 교육청 기출문제를 출제한 사람이 참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의 번역자가 서로 번역상의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듯합니다.
정리합니다. 평가원 시험에는 이러한 ‘애매한’ 개념이 출제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쾌고 감수 능력’이나 ‘이익 관심’ 등과 같이 레건이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보지는 조건들을 의미하는 단어가 출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단, 만일 출제된다면, 교육청의 입장에 따르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됩니다. 저희가 참고한 자료는 아직 평가원 시험은 물론 교육청 기출문제에도 인용된 적이 없습니다. 만일 교육청의 입장을 따른다면, 복수정답에 관한 시시비비를 가릴 때에도 더 탄탄한 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저희의 자료를 사랑해주시는 수험생분들께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 살인자를 포함한 시민들?
얼마 전 배포된 혜윰 수능윤리 연구소의 청출어람 모의고사 시즌Ⅰ의 8번 문항입니다.
“사형은 살인자를 포함한 시민들의 동의에 따른 정당한 형벌이다.”가 루소가 동의할 진술로 출제되었습니다.
이 문항의 출제 의도는, 살인범을 사형에 처하는 데에 동의하는 사회 계약에 살인범도 과거에 참여했기 때문에, 살인범에 대한 사형은 시민들뿐 아니라 살인범 본인도 동의한 내용이라는 데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살인자를 포함한 시민들’이라는 표현입니다. 살인자가 살인자에 대한 사형에 동의하는 사회 계약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그것은 그가 아직 시민일 때의 일입니다. 루소에 따르면 살인자는 ‘시민의 적’으로서 처형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민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살인자를 포함한 시민들’이라는 표현은 살인자가 시민이라는 듯한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옳지 않습니다.
그래서 8번 문항의 ② 선지를 “② 을: 사형은 시민들뿐 아니라 살인자의 동의를 확보한 정당한 형벌이다.”로 수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오표에도 반영해 놓고, 정오 사항이 반영된 모의고사 pdf 파일을 따로 업로드 해 두겠습니다. 선지의 내용을 이렇게 고쳐 두시되, 저희가 이 선지를 출제한 그 출제 의도만큼은 꼭 이해하고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저희의 모의고사를 사랑해주신 여러 수험생분들의 학업에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저희의 자료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수험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혜윰 수능윤리 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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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 모의고사 정말 좋게 풀었습니다!! 좋은자료 감사드려용!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교육청 문제에서 레건이 싱어와 테일러에게 할 비판이 맞다는 게 이해가 잘 안 가는 데요..
레건은 유정적 존재가 삶의 주체가 일치하지 않고 즉 유정적 존재 중에 삶에 대한 자각 ,번식하는 애들이 있다고 본건가요?
싱어 .테일러는 유정적 존재라면 쾌고감수, 목적론적 삶의중심이라 내재적 가치가 있다고 봤나요?
교육청 학력평가의 입장에 따르면, 레건의 입장에서 볼때 '모든' 유정적 존재가 다 삶의 주체인 것은 아니며 유정적 존재 중 삶의 주체인 존재와 그렇지 않은 존재가 나뉜다는 것입니다. 레건은 어떤 존재가 '삶의 주체'여야 그가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므로 유정적 존재 중에서도 삶의 주체가 아닌 존재들은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볼 것입니다.
반면 싱어는 유정적 존재(=쾌고 감수 능력을 지니는 존재)는 다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라고 주장합니다.
테일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테일러는 모든 생명체를 도덕적 고려의 대상으로 여기는데, 어떤 존재가 유정적 존재라면 그 존재는 반드시 생명체일 것이므로 테일러 역시 모든 유정적 존재가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