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혈관은 기관일까? 아니면 조직일까?
안녕하세요. ‘줄거리가 있는 생명과학’ 저자입니다.
얼마 전에 독자분께서 한 가지 의문점을 제시하셔서 다른 분들과 공유하고자 글을 씁니다.
독자분의 의문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인강 강사님이 모세혈관은 기관이라고 하셨는데 이 책에서는 모세혈관은 조직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모세혈관은 조직인가? 아니면 기관인가?’라는 지문은 시험에 나올 수 없습니다. 적어도 출제자가 복수정답을 각오하지 않는 이상 이 둘을 구분하는 문제는 내지 못할 것입니다.
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하고 싶으며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더 이상 이 글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애매한 것을 애매한 대로 놔두지 못하는 성격을 가진 학생들에게, 이글은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학생들이 골치아파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선 이러한 문제가 왜 발생하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혈관은 동맥, 정맥, 모세혈관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대 동맥과 정맥은 ‘기관’으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모세혈관은 동맥 그리고 정맥과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모세혈관 역시 기관일까?”
기관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당연히 기관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기관’이라는 단어의 정의입니다. 기관은 ‘여러 가지 조직이 모여 하나의 공통된 기능을 하는 단위’정도로 정의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여러 가지 조직이 모였다.”입니다. 즉, 두 가지 이상의 조직이 모여야 기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대 모세혈관은 한 가지 조직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모세혈관은 혈액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두 가지 이상의 조직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백혈구가 온몸에 퍼져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람들의 논리에도 모순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생물학 교제 등에 서술된 “혈관은 기관에 해당한다.”라는 지문을 따와서 논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러한 주장은 다음과 같은 삼단논법으로 축약해볼 수 있습니다.
전제1 : 모세혈관은 혈관이다.
전제2 : 혈관은 기관이다.
결론 : 모세혈관은 기관이다.
그런데 이 논리는 다음과 같은 논리와 유사하게 들립니다.
전제1 : 사자의 똥구멍은 사자 몸의 일부이다.
전제2 : 사자는 온몸이 무기이다.
결론 : 사자의 똥구멍은 무기이다.
여기서 더욱 헷갈리게 하는 것은 유럽의 사설기관 등에서 실시하는 시험에서는 ‘모세혈관은 조직이다.’라고 못 막아서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선생들도 그렇게 가르치는 모양입니다.
도대체 뭐가 옳은 것일까요?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기관과 조직의 구분방법은 너무나 명확합니다. 왜냐하면 이는 해부학과 조직학을 구분하는 기준과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교재의 74페이지 참조)
식물의 조직계는 왜 기관이 아닐까요? 기관의 정의로만 따져봤을 때에는 식물의 조직계는 기관으로 불려야 합당합니다. 예컨대 관다발조직계는 물관조직과 체관조직 두 가지로 구성되며, 분명한 하나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기관”이라고 불려도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관이라고 부르지 않고 조직계라고 부른 이유는 역사적인 맥락을 이해해야만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역사적인 맥락 없이도 너무나 간단한 구분기준이 있으며, 독자여러분은 이미 알고 계실 것입니다.)
사실 제가 책에서 조직과 기관을 구분하는 특별한 기준을 제시한 것은 전체적인 맥락에 일관성을 위해서였습니다. 만약 제가 제시한 기준을 없애고 생명과학1의 내용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너무 중구난방이라 학생들에게 생명과학이 통으로 암기해야하는 과목으로 보이게 될 것입니다.
분명히 인강 강사님께서 말씀하시는 주장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그러나 저는 인강 강사님의 주장이 옳더라도 그분이 말씀하시는 모세혈관은 조직학 전공자가 말하는 모세혈관이 아니라 해부학 전공자가 말하는 모세혈관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큰 그림에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두 용어는 지칭하는 바가 다를 것입니다. 책에서 ‘뼈’를 예로 든 것과 유사합니다.)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두 개의 사진을 비교해봅니다.
-해부학자가 생각하는 모세혈관-
-조직학자가 생각하는 모세혈관-
여기까지 이해한 분들이라면 모세혈관 문제가 왜 시험에 나올 수 없는지 알게 되셨을 것입니다. (다행히 원래 질문자께서는 쪽지를 통해 이야기한 결과 금방 이해를 하셨습니다.) 사실 글을 쓰면서도 답답한 부분이 좀 많은데 이 부분에 관해서는 인강 강사님들끼리도 서로 의견이 다르다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아마 학교 선생님이나 대학교 교수님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유대종 메가 1타됐네요 19
유대종 이원준 떡상 김동욱 떡락
-
아 머가리에박혀있던 그읽그풀을 타파해버렸다..
-
안녕하세요. 국어 강사 유대종입니다. 내신 기간과 수능 기간을 병행하는 이 시기에...
-
반갑습니다 국어 강사 유대종입니다. 해당 세미 모의고사를 하루 전에 푸시면 됩니다....
-
[유대종] 9평 대비 현대운문 작품 정리입니다. 102
반갑습니다. 국어 강사 유대종입니다. 지독하게 피곤하고 힘든 날이지만, 그럼에도...
-
왜 인강강사들은 본인들 강의에 오류 있으면 인정을 안하는거죠?? 5
사람은 누구나 다 오류를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
ㅠㅠㅠㅠㅠㅠ...너무 감동 ps.애썼어 에서 울음 터졌네요...선생님 한 해 동안...
-
박광일쌤 훈도 다 듣긴했는데 유머벨쌤 문학도 들어보고 싶은데 둘다 들어도 괜찮 괜찮 ㅎㅎ??
-
전 지금 맨날 국어모의고사 보면 50점대 나와서 5등급정도 되거든요... 아직...
-
독치독, 문치독하다보니까 고전, 현대문학도 정리해야하는데...언제해야하지..하는...
-
유대종t의 '치열하게 독하게'로 어휘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요. 하루에 day1씩...
-
닥*이다, 누가 더 낫다 이런 식의 댓글은 말구요, 그냥 위 강사들 수업 들어보신...
-
누구 있나요? 강민철님 워낙 유명하시지만 대치쪽에 안 살아서 못 듣고 유대종님이랑...
-
하... 둘 다 마음에 들어서 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ㅠㅠㅠㅠㅠ 일단 그믐달샘...
-
그동안 글을 쓰지 못하는 불가항력적 이유가 있었습니다.(ㄷㅍ ㅋㅋ) 양해 바랍니다....
-
[유대종국어연구소]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 유대종 배상 - 52
안녕하세요, 국어 강사 유대종입니다. 제가 강의하는 중, 타인이나 수강생의 기분을...
-
유대종 샘 커리 0
타보려고요 일단 똑바로서라 비문학 문법 듣고 문학 들을건데 새로 나오는 걸 들을까요...
-
6/9평 처럼 시험전에 찍어주시는거 어디서 어떻게 들을 수 있나요??
-
빨리빨리 적용되나요.. 지금듣기에는 늦었을까요 ... 국어는 3등급입니다 하..
-
김재홍t랑 유대종t 독서 독해법이 시너지효과가 나나요?? 어디글에서 그런말을 들은것...
-
모의고사 시즌2나 3까지 나오나요 그리고 1회~3회 각각 몇회인지 알 수 있나요?
-
6월 다맞고 9월 하나 틀려서 불안불안해서 문법강좌 빠르게 들어보려고하는데.....
-
놀기만 한건 아니고 설렁설렁함. 진심 자살각 현타온다.
-
홍준석 커리 ebs빼고 탄 뒤 복습하고 있는 반수생입니다. 수업 정말 좋은데...
-
안녕하세요 강사 유대종입니다. 저는, 지난 8월 12일 공개 특강 때 오신...
-
일시 : 8월12일 오전 9시~12시 장소 : 대치 메가스터디 러셀 예약 방식 :...
-
국어 만점 메가라인✌️ 11
유대종T 똑바로 서라 독서편 -> 이원준T 1+3 입문편 ,개념편 -> 이원준T...
-
모의고사 풀어본 사람 있어요? 멘붕이네 이거 마킹시간 안뺐는데도 91점...
-
지금까지 이원준선생님 비문학과 박광일쌤 문학인강들었는데요 기출도 앵간히했구요.....
-
[유대종T] 어떠한 불법 없이도 그들은 예측 가능 범위 내에 있습니다. 109
저는 돈도 그다지 없었고,캐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인맥도 없었고, 가지고 있는 것은...
-
유대종쌤 국치독 공부 독학**봐주면 대종쌤 만큼 귀요미***** 0
지금 국치독 레벨 1은 1회독하고 레벨2 시작했는데, 공부법이 맞는지 확신ㄴㄴ해서...
-
머종T의 빡T화 8
-
[유대종T]아, 적중 자랑하려고 했는데, 묻히겠군요.. 30
메가 총평 캐스트에 달라진 부분들 정리했어요. 캐스트 참조하세요! 눈물나고 엄마...
-
유대종 강사입니다. (6평 대비 모고 하나 투척) 86
안녕하세요~ 그 동안 넘나 바쁜 것 ㅠㅠ 그저 노오오오오력만이 있을 뿐입니다. 답은...
-
작문편 유대종 선생님 Profile에 있는 사진 뭡니까 ㅋㅋㅋㅋ 독서실에서 빵 터졌네 ㅋㅋㅋㅋㅋ
-
혜자? 많다? 라는 느낌도 있지만 반대로 작다 라는 느낌도 공존하니까요
-
머종쌤!!! 0
쌤 고3 현역입니다 선생님 L1독서 강의듣고 4등급에서 2등급까지 올라갔습니다ㅎ...
-
혜자의 기준을 정해 드림. 135
이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은 애교.
-
이원준T 또는 유대종T 인강 듣고계신분들 제발 도와주세요ㅠㅠ 0
먼저 독재생이구요.16수능 국어 완전 밑바닥 2등급이구요.근데 이 2등급도 평생 다...
-
변형 중 일부~ 7
^-^ 열공하세요~ 1. 조지훈, 1. ○, 2. ×, 3. ○, 4. ○, 5....
-
가져가라. 25
툭!
-
[유대종T] 11번 이의 제기에 대한 교육청의 답변입니다. 6
■ 질의 내용 3월 13일 실시한 학평 시험 11번 문제에 논리적 결함이 있어...
-
음... ㅎㅎ 20
제 글이 왜 광고죄일까요?? ^^;; 뭐 그런가보다 ㅋㅋ 처리한 운영진 혹은 관리자...
-
이 정도면 풀기에 지장이 없을 겁니다~ 답은 똑같음!
-
음... 이번 학평 시험은 그냥 못 보셔도 괜찮은 걸로.. 70
*다음은 문제 가능성이 농후한 문항들입니다. 문제 어렵게 내려다가 오류나, 껄끄러운...
-
유대종센세! 1
모의고사 올려주신거 풀어봤는데요 컷은어떻게되나요?
-
비문학 강의 들을 예정인데 두분 수강해보신분 후기좀 들려주세요!! 그리고 두분 다...
-
반갑습니다^^ 오늘의 자료는 모의고사입니다. 문학은, 수능 특강에 연계된 것을...
-
흐느흐느~ 이것저것! 56
(제 마음대로 호흡 조절하였습니다ㅠ) 한 해의 꽃잎을 며칠 만에 활짝 피웠다 지운...
모세혈관은 홍해를 가릅니다
이해하는데 한참 걸림.
1+(tan^2)(x) ㅇㄷ
1+(tan^2)(x) = 일단 ㅇㄷ = 와드
1+(tan^2)(x) = sec^2 x
는
1 쁘라스 탄젠트 제곱 은 씨컨트 제곱이라고 읽는게 아니라
일(1) 단(tan^2)(x) 섹.....ㅅ(sec^2 x) 라고 읽는겁니당!
와드는 설명생략 비밀
위에 사진 제주도에 있는 박물관에 전시된 모형인가요?
글세요..;; 그냥 인터넷에서 '모세혈관'으로 검색한 사진입니다.
삼식이님 쪽지 확인부탁드립니다!!~~
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