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ita [671125] · MS 2016 · 쪽지

2016-12-15 09: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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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첫사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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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멀리 떨어져서 도는 행성과 같았다.너는 슬픔에 잠겨 네 맘대로 했고 나는 시름에 겨워 내 마음대로 했다.네가 천천히 다가왔다. 너를 보는 게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든 건 왜였을까."한번 안아보자.""그래."나는 처음으로 너의 부탁을 받아주었다. 너는 나를 안았다가 안았던 팔을 풀고 외투 단추를 급하게 풀면서 말했다."너, 다시는 안 오겠구나.""그래."너는 외투를 벌렸다. 나는 네 품 안에 들어갔다."사랑한다."너는 나를 깊이 안았다."나도."첫사랑어린 적에 첫사랑은 처음으로 사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좀 지나니까, 사랑은 쉬이 정의할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알았다.그니까 콕 집어 이게 첫사랑! 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사랑은 잘 모르지만, 아니 영영 알 수가 없겠지만.가끔 첫사랑은 꼭 새벽 공기와 같단 생각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찬 공기, 그중 제일인 새벽녘 찬 공기. 동이 덜 튼 어스름한 하늘에 착 가라앉은 공기.나는 그 속에서 그 자체의 설렘과 찰나의 아쉬움을 느낀다. 그래서 시험 기간엔 밤을 새가며 동틀 쯤에야 도서관을 빠져나오곤 했다.당연한 말이지만 오늘의 새벽은 오늘의 새벽뿐이다. 그러니 해가 중천에 오르기 전엔 보내줘야 한다.내 인생의 새벽도 그랬던가. 찬바람에 옷을 여밀거면서 기어코 들이마시고는, 뜨는 해에 마음 졸이며 이렇게 말했는지도 모르겠다."너, 다시는 안 오겠구나."다신 오지 않을 작정인 듯했다.기다린 끝에 대답도 내 몫이 되었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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